소비자들이 보험사와 소송을 벌이면 100번 중 겨우 3번밖에 이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험사들은 분쟁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소송을 통해 소비자들을 압박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인들을 위한 보험전문 변호사들의 법률적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된다.
금융감독원이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양수(한나라당) 의원과 신학용(대통합민주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3월까지 재판이 끝난 1,166건의 보험 소송 가운데 보험 소비자가 승소한 것은 39건으로 3.3%에 불과했다.
생ㆍ손보별 소송 건수는 손보사가 977건으로 생보사(189건)보다 5배 이상 많았고 승소율도 손보사가 98.1%로 생보사(89.4%)보다 높았다. 승소율이 낮다 보니 소비자가 승소해 받은 보험금도 603억원으로 전체 보험금의 1.4%에 그쳤다.
특히 보험사들은 소비자가 금감원을 통해 분쟁을 조정 중인 상황에서 분쟁조정 절차를 중단하고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소비자들을 코너로 몰아넣는 경우도 많았다. 분쟁조정 중에 소송을 제기한 175건 중 152건(86.9%)이 보험사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의 분쟁조정 처리 평균 소요기간은 2005년 23일, 2006년 26일 등으로 점차 길어지는 반면 분쟁조정 후 소송으로 이어지는 기간은 29일에서 23일로 점점 짧아지는 추세다.
소비자단체들은 보험 소비자들이 소송에서 패소하는 이유는 전문적인 법률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금감원의 소송지원제도도 절차나 지원조건이 까다로워 소비자들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은주 보험소비자연맹 상담실장은 “보험사는 보험을 많이 다루는 전문 변호사를 내세우는 반면 개인은 ‘보험을 잘 모르고 져도 그만’이라는 식의 일반 변호사가 대응하다 보니 질 수밖에 없다”며 “무조건 변호사를 찾아가기보다는 먼저 보험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고 승소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