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비스 주가 어디로 가나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최대주주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부자의 지분 기부 소식으로 전날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던 글로비스[086280]가 20일 일단 급락을 멈췄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글로비스는 오후 들어 상승폭이 둔화되긴 했으나 전날보다 50원(0.14%) 오른 3만5천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현대차그룹이 정몽구 회장 부자가 보유하고 있는 글로비스 주식 등 사재 1조원을 환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급락했던 글로비스는 이날도 약세로 출발한후 상장 후 최저가인 3만3천100원까지 내려갔다가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전날 7천987억원으로 급감했던 정 회장 부자의 글로비스 보유주식 2천250만주에 대한 평가액도 7천999억원으로 소폭 회복됐다.
◆ "육성 계획 변함 없을 것" = 향후 전망에 먹구름이 가득 드리웠던 글로비스가 급락을 멈춘 것은 현대차그룹이 글로비스를 계속 성장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힘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부자의 주식 전량 기부 이후에도 글로비스를 물류전문회사로 계속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 부자가 글로비스 주식 전량을 기부하더라도 글로비스와의 기존 거래관계를 끊거나 줄이지 않을 방침"이라며 "글로비스 주식 20%를갖고 있는 빌헬름센과 자동차 해상운송을 장기 독점 계약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글로비스의 영업력 위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이 글로비스의 지분가치가 1조원에 미달할 경우 다른 현금이나 주식으로 1조원을 채우겠다고 밝힌데다 소액주주들의 집단움직임도 신경써야하는 만큼 그룹으로서는 글로비스의 주가를 방어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있다.
삼성증권의 김학주 애널리스트는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한 계열사 상장주식 가운데 글로비스를 제외한 평가금액은 2조2천억원 수준으로 만일 1조원에 가까운 사재를추가 출연할 경우 경영권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따라서 글로비스의 지분가치가 최소한 1조원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계획대로 글로비스를 성장시킬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관측했다.
정 회장 부자의 글로비스 지분 가치가 1조원에 달하기 위해서 글로비스의 주가는 최소한 4만4천원선을 유지해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 "불확실성은 여전" = 그러나 글로비스에 대한 그룹내 육성계획이 계속된다고하더라도 잠재적인 불확실성은 여전하며 지금까지 부여됐던 성장성 프리미엄도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한화증권 고민제 애널리스트는 글로비스에 대해 대주주의 변경 가능성과 경영투명성 문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실체 중심으로 재평가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글로비스의 주가는 실체보다는 비전에 의해 형성됐다"며 "최근 높은 주가형성의 주요 배경이 희석되고 있어 잠재 불확실성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고 애널리스트는 계열사간 결속력이 약화돼 과거 수준의 고성장세 유지는 어렵고 향후 그룹 계열사들의 투명경영과 독립경영이 강화될 경우 유사업체 대비 고마진구조도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박영호 애널리스트도 "대주주의 완전한 지분 단절을 아직 단정하기 힘들고 그룹내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도 높다"면서도 "향후 글로비스의 높은 수익성장과 마진이 지속될지는 의문이어서 주가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또다른 애널리스트는 "글로비스의 주가에 영업 외적인 불확실한 변수들이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주가 전망이 쉽지 않다"며 글로비스에 대한 커버리지를 중단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입력시간 : 2006/04/20 1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