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반정부 시위사태로 우리 수출기업의 미수금 피해규모가 연간 1,87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KOTRA가 23일 리비아로 수출하는 국내기업 57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 111개사 중 31.5%인 35개사가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이들 피해기업의 수출대금 미수금은 220만 달러였으며 연간 피해규모는 1,870만 달러로 추산됐다. 하지만 설문에 응하지 않은 기업들을 모두 감안하면 실제 피해액은 이보다 훨씬 클 것이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피해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KOTRA는 전망했다.
피해사유로는 바이어 교신두절(45.7%)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선적 및 하역불가에 따른 운송차질(31.4%)과 수출대금 미수(28.6%), 수출잠정 중단(22.9%)이 그 뒤를 이었다. 또 리비아 사태 이후 기존 주문량을 수출하고 있다고 답변한 기업은 15.3%, 바이어와의 연락 두절 등으로 기존 오더 수출을 중단한 기업도 9.9%로 나타났다. 상당수 기업들은 사태추이를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리비아 수출대금을 신용장(L/C)로만 진행한 기업은 2.7%, 전신환송금(T/T) 결제는 27%, L/C와 T/T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이용한 기업은 5.4%로 조사됐다. 특히 응답하지 않은 기업을 제외하면 많은 기업들이 T/T로 수출대금을 결제하고 있어 사태 장기화 시 바이어의 대금 미 송금에 따른 우리기업의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됐다.
수출기업 중 K사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장 가동중단 등으로 월 70만 달러의 손해가 예상된다고 응답했다. 또 음료수를 생산하는 B사는 대금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수출 화물이 리비아 미수라타항에 도착했는데도 바이어가 연락두절로 화물을 수령하지 않아 한국으로 반송해야 하는지 현지 창고에 보관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설문에 응답한 수출기업들은 리비아 사태 이후 현지에 체류중인 한국직원들과 연락이 두절된 경우가 있어 이들에 대한 정부의 조속한 신변확보 및 귀국항공편 지원을 요청했다. 또 현지 은행과 세관 등 무역 관련기관들의 운영현황 속보와 정부의 수출기업 피해 보전 대책마련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