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자산운용사 실무진과 함께 실효성 있는 소규모 펀드 정리안을 마련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자투리 펀드는 운용기간이 1년 이상이면서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의 소규모 펀드로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 주식형 펀드 878개 중 388개(44.1%)에 달하는 실정이다.
현재 소규모 펀드에 대해 합병과 해지 규정은 있지만 실제 적용된 경우는 거의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3월 발표한 정부의 소규모 펀드 정리 방안의 세부 시행령 등을 마련하기 위한 사전 조치"라며 "업계 의견을 듣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달 정부가 마련한 '비과세 해외 전문펀드'가 도입될 경우 기존 해외펀드에서도 자투리 펀드가 양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것도 금융당국이 서둘러 방안 마련에 나서게 된 계기로 알려졌다.
자산운용업계는 그동안 골칫거리로 꼽혀온 '자투리 펀드'가 이번 TF 구성을 통해 구체적 방안이 마련돼 대거 해소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예컨대 현재 판매사가 자투리 펀드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가입자에게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장기간 연락이 되지 않는 투자자의 경우에도 펀드 공시 등을 통해 동의 없이 소규모 펀드를 정리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향후 이들이 뒤늦게 펀드 정리에 반대해 금융당국에 민원을 제기할 경우 판매사는 금융당국이 매년 벌이는 민원 평가에서 나쁜 점수를 받게 된다. 업계는 이 같은 '손톱 밑 가시'가 뽑혀야 자투리 펀드에 대한 정리가 실제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자투리 펀드 정리를 위해서는 판매사가 적극 나서야 하는데 현재는 판매사가 불이익만 얻는 구조"라며 "소규모 펀드를 정리하는 판매사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투리 펀드를 없애려면 금융 당국의 보다 강력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운용사의 관계자는 "성과가 비슷한 펀드라면 합병에 문제가 없겠지만 성과가 나쁜 소규모 펀드가 수익률이 좋은 대형펀드와 합병한다면 반대 목소리가 클 것"이라며 "자투리 펀드가 모든 운용사의 고민거리지만 이를 업계에만 맡긴다면 실제 합병에 나서는 운용사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