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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 지난해 발생한 화마를 딛고 새로운 개장을 1주일 앞둔 장터 곳곳에서는 이를 축하라도 하듯 벚꽃이 연분홍 꽃망울을 머금고 바람에 흔들렸다. 화개장터에는 이날 재개장을 앞두고 입점을 시작한 상인들이 상품을 진열하느라 분주했다. 6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하다 화재를 만났던 박옥순(여·58)씨는 "화재가 나 점포를 모두 태웠을 때는 앞이 캄캄했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이렇게 다시 개장을 하게 돼 너무 좋다"며 "이전보다 더 많은 손님들이 올 것만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화재에 휩싸여 주위를 안타깝게 했던 영·호남의 상징 '하동 화개장터'가 복원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달 3일 재개장한다. 개장에 맞춰 영호남 화합의 대표적 노래인 '화개장터'를 불러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조영남 갤러리도 문을 연다.
정부교부세 5억원, 도비 10억원, 군비 10억원 등 2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화개장터는 불에 탄 야외장옥 460.1㎡의 터에 한옥구조의 장옥 4동 38칸과 대장간 1동 1칸으로 지어졌다. 이에 따라 화개장터 점포는 화재 전 장옥 22칸, 난전 55칸, 대장간 1칸 등 78칸에서 장옥 38칸, 난전 38칸 대장간 1칸 등 77칸으로 1칸 줄었다. 특히 야외장옥은 화재 등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지붕은 기와로, 벽체는 황토재로 마감했으며, 각 점포에는 자동화재탐지기기, 장터주변에는 CCTV를 설치해 하동군통합관제센터에서 통합 관제하는 등 자동화재시스템도 구축했다.
이용우 화개면장은 "화개장터 개장에 앞서 기존 상인 등을 대상으로 장옥 및 난전 입점자를 선정한 뒤 판매 상품을 입점한 상인을 중심으로 영업을 개시해 30일에는 모든 점포에서 영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화개장터 개장에 맞춰 장터 인근 옛 우체국 자리에 '조영남 갤러리카페'도 문을 연다. 지상 2층 연면적 235㎡ 규모의 조영남 갤러리카페는 본관 1층 106㎡에는 녹차와 커피 등을 판매라는 카페로 운영되고, 본관 2층과 우체국 사택 자리인 별관은 각각 갤러리로 꾸며져 조영남이 직접 그린 화투그림 등이 내걸린다. 화개장터 상인 박효운(56)씨는 "영호남 화합의 노래인 '화개장터'를 부른 조영남 갤러리를 만든다고 하니 다시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전 국민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노래 덕분 일 수 있었다"며 환영했다.
한편 하동군은 3일 오후 7시에 가수 조영남과 함께하는 화개장터 복원기념 공연이 펼치고 5일까지는 장터와 하동군 일원에서는 제20회 화개장터 벚꽃축제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