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용품업계가 내년부터 골프용품에 대한 20% 특별소비세 폐지 방침이라는 희소식에도 울상이다. 용품업계로서는 장기적인 판매 호조에 대한 기대에 앞서 골퍼들이 골프용품 구입 시기를 늦출 것으로 예상되는 통에 당장 올해 장사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가격을 높여 판매 증진의 발목을 잡아왔던 특소세의 폐지는 그 동안 고대해온 용품업계의 숙원이지만 실시시기가 내년부터라 올해 장사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봄 시즌을 앞두고 신제품 런칭과 출시를 준비중인 용품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고전한 뒤 올해를 약진의 기회로 잡았던 업계는 골퍼들이 용품 구입을 내년 이후로 미룰 것에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유명 브랜드를 수입하는 A업체 관계자는 “주5일 근무 확대와 때 맞춰 장기적으로는 환영할 만한 빅 뉴스지만 당장 올해는 매출 감소가 예상돼 걱정”이라면서 “빨라야 내년부터 실시할 정책을 연초부터 발표해 올 봄 시즌부터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다른 수입업체 관계자는 “수입품의 경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은데도 소비자들이 20%가 내리는 것으로 알고 구입하지 않을 경우 신제품이 고스란히 재고 물량으로 쌓일 위험도 있다”고 한숨부터 내쉬었다. 한 국산업체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시장이 위축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무자료 물품 거래 등이 사라지고 유통질서 확립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그 동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경제적 부담을 떠안아야 했던 골퍼들로서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골프용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우선 특소세 폐지로 5~20%의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국산 제품의 경우 가격이 최고 20% 내릴 전망이며 수입 제품은 관세 등이 포함되지 않은 상태의 수입원가에 20%의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소비자가격에서는 5% 내외 정도 반영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올 한해 재고 누적을 막기 위한 업체들의 다양한 판촉 행사도 경쟁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돼 용품 구입의 적기가 될 수도 있다.
한편 골프장 이용료에 1만2,000원씩 부과되는 특소세는 당장 폐지되지 않을 전망이다. 재경부는 그린피에 부과되는 특소세의 경우 장기적으로 지방세로 전환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