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초유의 1%대 금리 때문에…] 소외받던 'A급 회사채'에도 봄 바람

기관, 시중금리 내려가자 고수익 찾아 편입 대상 넓혀

'AA-' 한화에너지, 신용 하향 검토에도 경쟁률 2.4 대 1

올 'A급' 20곳중 미달 4곳뿐… 위험 커도 수익률 좇아 몰려


신용등급 'A'의 회사채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금리가 내려가면서 조금이라도 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이들 회사채에도 눈길을 주고 있는 것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가 전날 실시한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단순 합계 기준 2.4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한화에너지는 신용등급 'AA-' 기업으로 기관투자가들의 내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투자 적격등급 업체로 분류된다. 하지만 NICE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지난해 11월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오르는 등 상대적으로 리스크 큰 기업으로 지적돼왔다.

한화에너지는 이처럼 수요가 몰리자 당초 3년물 500억원, 5년물 500억원으로 총 1,000억원으로 잡았던 발행 규모도 늘렸다. 5년만기 회사채 물량을 종전보다 500억원 증액, 총 1,500억원 규모를 발행할 예정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5년물 경쟁률이 3대1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적으로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은 'AA' 등급의 회사채를 주로 편입해왔지만 최근에는 'A'급 회사채도 일부 편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A급 기업 20곳 중 미달을 기록한 곳은 4곳에 불과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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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발행금리를 확정한 대성에너지·풀무원식품 등 신용등급 'A'급 회사채의 발행금리도 각사의 공시를 보면 수요예측 당시에 비해서도 더 내려갔다. 풀무원식품의 3년물 회사채 발행금리는 당초 3.300%에서 2.840%로 낮췄다. 대성에너지의 3년물 회사채는 지난 10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500억원 발행 규모보다 7배 많은 수요가 몰렸고 17일 확정된 발행금리도 2.278%에서 2.234%로 하향 결정됐다.

이 같은 흐름은 기준금리 인하의 여파로 회사채의 절대금리가 하락하자 기관투자자들이 편입대상을 넓히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리스크를 조금 더 안더라도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분위기다.

이처럼 회사채 투자자들의 투자 범위가 확대되면서 회사채 발행을 노리는 신용등급 'A'인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윤원태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를 기다렸던 발행사들이 발행시장에 문을 두드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최근 A급 회사채에 대한 금리매력이 부각되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비우량 회사채의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회사채를 발행한 신용등급 'A' 기업들이 재무구조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투자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다만 회사채 역시 안정성에 바탕을 두고 투자해야 하는 만큼 수익성을 이유로 '등 떠밀려' A급 회사채에 투자하지는 않겠다는 흐름도 만만찮다. 하승호 하나대투증권 법인영업본부 이사는 "신용등급 'AA'까지 투자하는 내부 가이드라인을 완화해가며 투자를 늘리려는 정황은 아직 없다"며 "신용등급 하락의 원인인 실적 및 재무구조 등 업황이 개선되는 모습이 먼저 나타나야 한다는 게 기본 전제"라고 지적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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