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다국적기업] '브라질사태' 비상

 - 모토롤러.피아트등 매출급감… 대책부심세계 굴지의 다국적 기업들에게 「삼바」비상이 걸렸다. 이미 아시아의 경제침체로 적지않은 타격을 받고있는 상황에서 세계 8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브라질의 경제위기가 또다시 불거져 나와 이 지역에 대한 매출 및 순익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브라질 위기가 다른 중남미 국가로 확산될 경우 삼바 충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조짐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이에따라 지난해말 설정했던 매출 및 손익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함께 브라질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또 브라질의 평가절하가 다른 중남미 국가의 경쟁적 절하를 촉발할 경우 이 지역 영업활동이 총체적인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보고 중남미 다른 나라들의 대응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이미 브라질 레알화의 평가절하로 제품 수출단가가 상승, 수출에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이를 반영, 브라질 의존도가 높은 다국적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주가도 연일 폭락하고 있다. 모토롤라는 레알화 절하로 올 1·4분기에만 브라질 영업매출이 1,500만달러가량 줄어들고, 중남미 다른 지역에 대한 제품판매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업체 가운데 중남미 의존도가 비교적 높은 폴크스바겐과 피아트의 주가는 연일 폭락하고 있다. 브라질 자동차시장 점유율 1위인 폴크스바겐의 주가는 레알화 절하 이후 3.60유로(4.16달러)까지 하락했고, 이탈리아의 피아트 주가도 7% 떨어졌다. 이들 외에도 브라질과 거래하거나 사업하고 있는 상당수 다국적 기업들의 주식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브라질 위기가 바로 경영활동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다국적 기업들의 대응 움직임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브라질 현지법인은 고금리로 현지 중소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구매에 필요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프로그램을 마련, 계약 수주에 나서고 있다. 컴퓨터업체인 유니시스는 연초 이미 99년 전망에서 레알화의 7.5% 평가절하를 예상, 브라질 경영계획을 세웠으며, 치약·샴푸·아기용 기저귀를 생산하는 콜게이트-파몰리브사와 프록터 앤드 갬블, 면도기 생산업체인 질레트 등은 평가절하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특히 브라질에 2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는 킴벌리 클라크는 추가적인 평가절하에 대응, 달러 채무에 대한 위험분산(헤지)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한편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활용, 사업을 넓히려는 다국적 기업도 있다. 마요네즈와 수프를 생산하는 베스트푸드의 버나드 캐스토리 수석부회장은 『경제가 어려워 닭고기 소비가 줄면 저가 대용식품인 치킨 수프가 더욱 잘 팔릴 것』으로 기대했으며 맥도널드사의 한 대변인은 『브라질의 사업 확대를 위해 앞으로 4년간 5억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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