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재미있는 산업이야기] <21> 국가 경쟁력의 척도, 철강산업

고용인력 87만명 달해<br>수출비중 6.7%… 부가가치 37조8,000억<br>세계 조강 생산의 4.5% 차지 강국… 선두 유지 위해선 고부가 제품 필수


철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다. 철기시대 이후 인간은 철을 재료로 농기구를 만들어 식량을 생산하고, 무기를 이용해 전쟁을 일으켰다. 지금도 철은 건설 현장은 물론 각종 산업의 기초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그 나라의 경쟁력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세기 말까지 세계 철강 기술을 선도했던 국가는 당시 세계 최강대국이었던 영국이었으며, 이후 20세기 초에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의 기술이 가장 앞서나갔다. 전후의 최고 기술 보유국은 미국이었으며, 1960년대 이후 일본이 그 위치를 이어받았다. 한국 역시 1968년 고로 제철소 설립 이후 급속한 경제 발전과 함께 세계적인 철강 강국으로 성장하였다.

철강산업은 한국의 5대 수출산업이자 기초 소재를 생산하는 기간산업이다. IT산업의 총생산액 가운데 0.3%가 국산 철강제품의 투입 비용이다. 석유화학산업은 0.1%, 자동차산업은 5.2%, 조선산업은 9.4%의 철강제품이 투입된다.(2011년 산업연관표) 철강산업은 그 자체로도 주력 수출산업인 동시에 다른 수출산업에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철강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산업 육성이 가능한 나라는 많지 않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자본집약산업이기 때문이다. 한국 철강산업 업체들이 보유한 전체 자산 가운데 설비 자산의 비중은 30%를 상회한다. 제조업 평균이 20%대 초반, 서비스업이 15%를 넘는 수준(2011년 기업경영분석)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를 보인다. 철강 산업의 경쟁력을 보유한 국가들 대부분이 강대국이라는 사실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이 같은 산업적 특성에 따라 철강 제품은 대표적인 비교역재 중 하나로 인식되어 왔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설비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서는 가능한 생산량 늘릴 수밖에 없으며, 국산 제품이 수입 제품을 대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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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업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작지 않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11년 명목가격 기준 철강산업의 부가가치는 37.8조원으로 전체 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에서 3.4%를 차지한다. 또한 전체 제조업에서의 3.2%, 87.1만 명이 철강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수출 측면에서는 철강산업이 기여하는 바가 더욱 크다. 2012년 수출액은 369.7억 달러로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였다. World Steel Association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세계 조강 생산 가운데 4.5%를 차지(2011년 기준)하는 세계 6위(2012년 기준)의 철강 강국이다. 이밖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각각 2012년 세계 5위 및 16위의 조강 생산 업체에 올라있는 등 한국의 철강산업은 세계적인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 대국들이 그러했듯 경제 발전을 모색하는 국가 대부분은 철강산업의 육성 정책을 실시한다. 이는 세계 철강 시장에서 수요 증가는 한정된 반면, 생산 능력은 지속적으로 증대되면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한국, 일본 등 기존의 철강 강국들로서는 후발 국가에 비해 가격 경쟁력의 우위 확보가 쉽지 않다. 결국 이들 국가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제품의 고부가가치화가 불가피한 것이다. /글=김필수 선임연구원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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