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방법원이 30일 항소심 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주면서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수세에 몰렸던 삼성전자가 반격의 기회를 엿볼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여세를 몰아 오는 12월8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애플 '아이폰4S' 판매금지 소송에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삼성전자, 애플 특허소송서 첫 승리=호주 시드니연방법원은 이날 갤럭시탭10.1 판매금지 가처분 항소심에서 애플의 주장을 받아들여 판매금지 처분을 내렸던 원심을 깨고 삼성전자의 특허침해 여부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판결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삼성이 처음으로 거둔 결실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열린 특허소송 재판에서 애플에 패하면서 갤럭시탭10.1과 갤럭시 에이스의 판로가 막혔다. 이어 호주에서도 갤럭시탭10.1의 판매가 중단되는 수모를 겪었다. 삼성전자는 판매망을 우회하거나 일부 기능을 변경하는 식으로 제품 판매에 나섰지만 애플의 특허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는 비난에 시달려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삼성전자의 제품이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애플, 호주 대법원에 즉각 항고할 듯=삼성전자는 이번 판결로 호주에서 갤럭시탭10.1을 판매할 수 있는 길을 열었지만 결과를 장담하기는 이르다. 애플이 즉각 대법원에 항고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에 따라 판매 재개가 잠정적으로 연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가장 유리한 상황은 호주 대법원이 애플의 항고를 기각하는 것이다. 또 대법원이 애플의 항고를 받아들이되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이번 판결의 효력을 유지하면 정상적으로 갤럭시탭10.1을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최종 판결 전까지 판매 재개를 다시 보류할 경우 이번 소송은 원점으로 되돌아간다. 오광일 오티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기존 사례에 비춰보면 호주 대법원이 가급적 빨리 판결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일단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승소를 거둔 만큼 다른 국가에서 진행하고 있는 판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프랑스에서 아이폰4S 판매금지 이끌어내나=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공세에서 승기를 잡은 만큼 12월8일 프랑스에서 열린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판결에 총력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기존 판결은 애플이 먼저 제기한 소송이었지만 프랑스 판결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4S를 상대로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디자인 특허침해를 줄기차게 주장해온 반면 삼성전자는 원천기술인 통신 특허를 내세우고 있다. 글로벌 특허전선에서 애플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최근 스페인의 태블릿PC 전문업체 NT-K와 벌인 특허소송에서 패한 데 이어 독일에서는 모토로라로의 통신특허를 침해했다는 혐의로 예비판매금지 처분을 받았다. 스페인에는 대규모 보상금을 지불해야 할 처지에 놓였고 독일에서는 법원 판결에 따라 자칫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판매가 전면 금지될 수도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테크팀장은 "이번 호주 판결로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것은 맞지만 애플도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어 당분간 양사의 신경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이어 내년에 본격적으로 열리는 스마트TV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특허전이 한층 가열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