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부시에 '사형제 폐지'도 함께 촉구로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23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의료 목적의 인간배아연구를 중단하고 사형제를 폐지할 것으로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자신의 하계휴양지를 찾은 부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안락사와 인간배아 연구를 사악한 행위로 간주하고 “미국은 사형제와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함으로써 전세계에 인간의 미래로 향하는 길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이 같은 요구는 부시 대통령이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연방기금을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과학자들은 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씨병 등 질병 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반대론자들은 이 연구를 하려면 배아를 파괴해야 하는데 이는 살인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황은 또 부시 대통령에게 “전세계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일에 미국이 특별한 책임감을 가지고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날 교황과의 만남 직후 실비로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만나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하는 가톨릭 교계 지도자들의 입장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줄기세포 연구에 연방기금을 계속 지원키로 결정할 경우 4,400만 미 가톨릭 신자들이 등을 돌릴 가능성이 있어 교황의 이번 촉구는 부시 대통령에게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홍현종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