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레고’없는 ‘레고타워’

건설부동산부


지난 12일 한 분양홍보업체가 강원도 춘천시에 들어서는 ‘레고타워’ 오피스텔 분양 홍보 자료를 뿌렸다. 그런데 이 보도자료를 받아본 기자는 상상력의 한계를 절감했다. 기자가 상상했던 레고타워는 독특한 설계와 건축 공법을 도입한 블록형 오피스텔이다. 다른 요소를 떠나 건축물 그 자체로 소비자를 유혹할 수 있는 그런 건물 말이다. 하지만 막상 분양 자료를 열어보니 실망스러움을 넘어 어이가 없었다. 레고타워에 ‘레고’는 없었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분양 홍보 문구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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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대행사에서 무리해서 레고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현재 춘천시에서 추진되고 있는 글로벌 테마파크 ‘레고랜드’조성 사업 때문이다. 실제 분양 홍보 내용의 대부분이 레고랜드 사업에 대한 소개로 가득 차 있다. 레고타워에 대한 소개는 홍보 자료 끝 부분에 살짝 언급한 정도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에 대해 “해당 사업장이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 되도록 하기 위해 억지로 연결고리를 찾아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레고랜드는 현재 여러 가지 논란이 일고 있는 사업장이다. 시민단체인 춘천시민연대는 현재 개발 계획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상황이 이런데도 레고랜드를 레고타워 분양 홍보에 버젓이 활용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다. 아무리 분양 시장이 좋다지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분양 홍보를 해서는 안 된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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