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매도가 국내 증시에서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코스콤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대폭락이 시작된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전체 거래대금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6%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비중이 올 들어 이달 1일까지 평균 2.3%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직 상승한 것이다. 특히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5일 4,328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치까지 뛰었고, 5일에도 4,325억원을 기록해 이틀 연속 4,000억원대로 올라섰다. 올 들어 지난 1일까지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이 1,6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공매도 거래대금은 8일(3,051억원)에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공매도는 주식을 외상으로 산 다음 주식을 사서 되갚는 것으로 주로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세력이 주로 택하는 매매형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세계 증시에서는 금융주를 대상으로 한 무차별 공매도 폭탄이 떨어져 지수 하락폭이 한 없이 커진 바 있다. 우리 증시에서는 당시 잘 나가던 조선주가 외국인들의 ‘공매도 그물’에 걸려 상승폭을 내리 반납했고 이는 전체 주가지수의 폭락에도 불을 지폈다. 공매도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투자심리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만큼 앞으로 증시 전망을 안 좋게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기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는 헤지펀드 운용전략에도 꼭 필요하고 그 자체로서는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최근 일부 투기세력들이 공매도를 이용해서 주가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다”며 “증시 안정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