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슈 인사이드] "사회 분위기가 대기업 가야 사람 대접 하는데…"

무작정 눈높이 낮춰라?


"한 가정에서 대학생 한명을 키워내기 위해 부모가 투잡까지 해가면서 2억~3억원씩 투자하는데 졸업해서 중소기업에 가면 투자한 본전은 언제 뽑습니까." 전국백수연대(이하 전백련) 대표인 주덕한(사진)씨는 지난 27일 기자와 만나 "정부에서는 구직자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하는데 무작정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씨는 "중소기업 취업을 두고 고민하는 백수들은 한번 눈높이를 낮춰 입사하면 거기서 굳어지지 않을까 걱정한다"며"실제 중소기업에 입사한 사람이 대기업으로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비슷한 임금, 생활수준에만 머물 수밖에 없으니 구직자들이 더 좋은 기업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 분위기도 구직자들의 이런 성향을 더욱 부추긴다고 그는 주장했다. 주씨는 "청담동에 소형차를 몰고 가면 발레파킹해주는 사람이 거들떠도 안보면서 알아서 주차하라고 한다"며"좋은 차를 타기 위해서는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하고 결국 대기업에 가지 않으면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구조에서 구직자들은 몇 년이 걸려서라도 대기업에 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 단순히 경제적인 해법만을 가지고는 청년실업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이 주씨의 생각이다. 그는 이런 문제에 대해 좀 더 솔직하게 공론화해서 사회적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직장을 갖지 못하고 있는 백수들에게 주씨는 "돈을 많이 버는 직업도 좋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직업도 좋지만 즐겁게 오래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직업일 것"이라며 "연봉 몇 억이라는 수식어보다 예를 들면 축구를 사랑하는 심판처럼 자신만의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직업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사학과를 졸업한 주씨는 대우차, 다음 등 대기업에서 일하다 자발적으로 백수의 길을 택했다. 지난 98년 전백련을 결성해 지금까지 실업문제와 관련된 일들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도쿠키사업단이라는 사업적 기업을 창업해 대표를 맡아 독도모양의 만주와 쿠키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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