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수효과는 끝자리가 짝수인 짝수 해에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홀수 해보다 전셋값이 더 많이 오르는 것을 말한다. 지난 1990년 전ㆍ월세 계약기간을 최소 2년으로 정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12일 국민은행의 전국 주택전세가격지수 자료에 따르면 1987년 전셋값은 전년 대비 19.4%가 상승한 데 이어 1988년과 1989년에도 각각 13.2%, 17.5% 급등했다.
정부가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1년이던 주택임대차기간을 2년으로 늘리면서 1990년 초부터 집주인들이 2년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려 1990년 전세가격은 전년 대비 16.8% 올랐다. 그러나 이듬해 전세 수요가 급감하면서 1991년 전셋값 상승폭이 1.9%에 그쳤다. 이후 전세수요가 몰리는 짝수 해마다 전셋값이 크게 오르는 상황이 반복됐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발생하면서 역전됐다. IMF 여파로 짝수 해인 1998년 전셋값이 18.4%나 폭락한 뒤부터는 홀수 해 전셋값이 더 많이 오르거나 더 적게 떨어지는 '홀수효과'가 이어졌다.
2006년에 '쌍춘년 효과'로 신혼부부 주택수요가 늘면서 전셋값이 6.5% 올라 잠깐 흐름이 반전되기도 했지만 홀수 해인 지난해 전세가격이 12.3%나 올라 2001년 이후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시내 전세거래 건수는 10만2,451가구로 2010년 7만5,070가구를 크게 웃도는 등 홀수 해 임대차계약이 집중됐다.
짝수 해인 올해 역시 전셋값 상승폭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기와 쌍춘년을 거쳐 전세수요가 고루 분산된데다 2009년부터 3년 연속 전셋값이 오른 탓에 '기저효과'가 발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는 최근 올해 전국 주택 전셋값이 전년 대비 3.3~3.5%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