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주가가 최근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들의 주가가 지루한 흐름을 이어가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가 신차를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어서 부품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동차 헤드램프 제조업체인 에스엘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만7,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스엘은 이날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 6일부터 본격 반등하기 시작해 이날까지 주가는 12% 가까이 올랐다.
전장부품을 만드는 우리산업도 이달 들어 주가가 15% 넘게 올랐고 자동차 엔진과 변속기 부품 제조업체인 삼기오토모티브도 이날 0.31%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또 한일이화와 경창산업도 역시 최근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4거래일 만에 소폭 하락한 일지테크도 최근 주가가 8,200원대에서 9,200원 선까지 뛰었다.
부품업체들의 강세는 현대차가 지난해 말 신형 제네시스에 이어 올해 3월 신형 쏘나타를 내놓는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았다. 개별 부품업체들은 신차가 나오면 부품 마진이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일지테크는 지난해 4·4분기 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4.7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일이화도 4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70.5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상신브레이크는 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61.91%, 경창산업도 8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37.9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엘은 1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됐다.
오승준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차 사이클은 5년 정도인데 보통 신차 출시 첫해와 다음 해까지 부품 마진을 높게 주기 때문에 부품업체들의 실적도 나아진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의 주가가 최근 저점이 형성되며 반등을 보이는 것도 자동차 부품주들의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이달 초 21만원까지 떨어졌던 현대차는 23만원 선까지 올라왔고 기아차도 5만원대로 빠졌다가 다시 5만3,000원 선까지 회복했다.
주가 개선은 신형 쏘나타 출시 기대감에 더해 1,053원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이 1,067원까지 오르며 안정을 찾았기 때문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쏘나타 신형이 출시됐던 사례를 보면 현대차는 출시 3개월 동안 코스피 수익률을 평균 17%, 6개월은 29.1% 웃돌았다"며 "현대차가 신차 사이클에 따라 주가가 오르면 관련 부품주들도 전방업체 주가 호조에 따른 기대심리로 주가가 따라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 부품업체들은 수출차에 들어가는 부품 대금을 원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 우려가 없어 완성차 기업의 주가가 개선되면 부품업체들의 주가도 덩달아 강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부품업체들에 투자하려면 현대차의 주가 추이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펀드매니저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납품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이들 업체의 주가에 따라 부품업체의 주가가 동조화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쏘나타 출시 전 현대차의 주가를 참고해 관련 부품주들에 투자하는 전략을 짜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