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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초도 아닌 한여름에… 건설사 조직개편 바람 왜?

시장침체 따른 위기감 반영<br>삼성물산·LH 등 잇달아 단행<br>수시개편 더 활발해질 듯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건설업계에 때아닌 조직개편 바람이 불고 있다. 조직개편은 대부분 연말·연초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특히 대형 건설사에서 시작된 '한여름 조직개편'이 최근에는 중견 업계로 확산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신성장 동력 발굴과 수익성 악화 대응을 위해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앞으로 수시조직개편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국내토목본부와 국내건축본부의 영업조직을 국내 마케팅본부로 이관하는 소폭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발주 물량이 줄면서 국내 영업조직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국내 사업 분야에서 10%가량의 인원을 줄여 해외 현장으로 내보내는 인력 재배치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국내 건설 환경이 어려워진 만큼 조직 분산에 따른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최근 그룹 경영진단이 완료된 삼성엔지니어링도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동시에 최현대 부사장과 박중흠 부사장을 그룹과 삼성중공업으로부터 보강했다. 최근 저조한 실적이 신규 시장 진출에 따른 리스크 관리 부족이라는 판단 아래 위험관리 업무 조직을 부서급으로 격상시키는 한편 화공ㆍ해양플랜트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두 분야 전문가인 최 부사장과 박 부사장을 배치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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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 관계자는 "조직개편은 기업 전략과 맞닿아 있는 만큼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기존 역량 및 신성장 동력 강화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근 최고경영자(CEO) 교체에 따른 대우건설과 GS건설의 조직개편도 주목된다. 박영식 사장 체제를 맞은 대우건설은 기존 3부문ㆍ5본부를 5부문으로 재편하면서 각 부문장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하는 '책임 부문장제'를 도입했다. GS건설 역시 임병용 신임 사장으로 CEO가 교체되면서 해외사업·경영지원·국내사업 등 3개 총괄체제를 모두 CEO 직할체제로 바꾸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사업본부를 CEO가 직접 관리하게 되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통한 CEO의 경영혁신과 빨라진 의사결정구조로 경영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워크아웃에 돌입한 쌍용건설도 CEO의 역할 변화가 주목된다. 기존 31팀 조직을 1실 4부문 31팀으로 개편하면서 김석준 회장이 기획조정실장ㆍ해외사업부문장을 겸직하기로 한 것. 김 회장이 직접 현장에서 뛰면서 수주 영업 등을 지휘해 보다 단기간에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최근 이사회를 개최해 기존 9본부 48처실의 본사 조직을 5본부 2부문 47처실로 바꾸는 조직개편안을 통과시켰다. 경영 효율화를 강조한 이재영 신임사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업계는 조직개편이 앞으로는 빈번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유연한 조직 운영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의 조직개편은 그만큼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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