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물경기 총체적 위기

■ 5월 산업활동 동향 5월 산업활동동향은 실물경기가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소비와 투자에 이어 생산까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경기침체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넉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도 불황기 진입 징후로 평가된다. 이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98년과 비슷한 상황이다. 투자ㆍ생산 등 실물경기 3대 지표가 모두 뒷걸음질쳐 하반기 전망도 낙관하기 힘들다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이에 따라 경기의 급속한 하강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2차 추경편성 등 적극적인 경제정책을 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자동차업종 부진이 주범 = 실물경제의 3대지표인 생산ㆍ투자ㆍ소비가 모두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특히 5월들어 생산마저 마이너스로 전환된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업종의 부진이다. 소비위축으로 승용차 판매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2%나 줄어든 것을 비롯해 자동차판매가 20.7%나 감소했다. 이처럼 판매가 안되다 보니 재고는 무려 67.2%나 늘어나고 재고급증 여파로 생산도 6.3%나 감소한 것이다. 자동차 생산부진은 전체 산업생산을 1/3이나 감소시킬 정도로 결정타로 작용했다. 신승우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내수는 물론 수출을 이끌던 자동차부문까지 활력을 잃어 실물경기 전반을 냉각시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자동차와 함께 섬유, 기계장비, 의복ㆍ모피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소비위축 -)생산 출하 감소`라는 악순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수출주력품목인 반도체의 생산과 출하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유지하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건설 제외하면 투자는 실종 = 설비투자의 경우 자동차, 기계 등 업종 전반에 걸쳐 투자가 감소했다. 지금 당장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잠재성장 기반마저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5월중 설비투자 감소 폭이 전월에 비해 두 배에 달할 정도로 투자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마인드가 살아나기는 커녕 갈수록 냉각되는 모습이다. 반면 건설투자만이 독야청청이다. 민간부문에서 발주가 많아진 덕택이다. 그러나 정부의 강도높은 부동산 안정 대책으로 하반기이후 건설경기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따라서 건설부문의 `나홀로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 ◇정부의 경제전망 수정 불가피=실물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정부의 경제전망도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이미 3%대로 하향 조정했다.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이 4%를 초과하기는 어렵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따라 다음주 나올 하반기경제정책운용 방향에서 정부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정부로서도 마땅한 대응방안을 찾기가 힘들다는 게 고민이다. 추경예산안이 국회에서 아직 통과되지 않는 마당에 추가적인 정책을 마련하기는 어렵기 떄문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1차 추경도 국회에서 통과가 안된 시점이라 다른 것을 고려하기 힘들다”며 “국회에서 추경이 하루 빨리 통과돼 집행되고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고취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실물경기의 급속한 하강을 막기 위해서는 투자활성화와 함께 적자재정, 추가금리인하를 포함한 적극적인 재정 금융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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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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