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적자 IMF 직전 기록 경신
여행수지 적자규모가 사상최대를 기록하는 등 올들어 두번째로 월중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어학연수와 해외여행이 급증하며 서비스 수지 적자폭이확대된 데다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소비재 등 수입이 큰 폭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수지는 지난 4월에 올들어 처음으로 1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이후줄곧 흑자기조를 유지해왔다.
◆여행수지 적자 IMF 직전기록 경신
한국은행에 따르면 내국인 출국자수가 7월에 72만4천788명으로 사상 처음 70만명을 넘어선 점이 보여주듯 여행수지 적자폭이 눈덩이 처럼 불고 있다.
7월 여행수지 적자는 전월 3억8천만달러에서 4억1천만달러로 3천만달러가 확대됐으며 이같은 적자규모 확대는 8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월중 여행수지 적자규모는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직전인 지난 97년7월 4억130만달러의 최대규모 기록을 깨며 `IMF 교훈'을 벌써 잊었나 싶은 우려를낳고 있다.
여행수지 적자가 늘면서 서비스 수지 적자폭 또한 전월 5억8천만달러 보다 2억6천만달러가 증가한 8억3천만달러로 늘며 지난해 12월 7억4천60만달러 이후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4억5천520만달러에서 8월에는 7억450만달러로크게 증가했던 점으로 미뤄 8월 서비스 적자폭도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출증가속 소비재 등 수입 급증
서비스 수지 적자폭 증가 뿐만아니라 상품수지 흑자폭의 대폭 감소세도 8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7월 상품수지 흑자는 9억3천만달러로 전월 17억7천만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원자재 수입이 전월 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선 데다 소비재와 자본재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며 수입이 전월 119억2천만달러에서 129억5천만달러로 늘었으며 작년동기(111억1천만달러)에 비해서는 무려 16.5%가 늘었다.
담배.주류.과일 등 직접소비재(28.2%)와 가전제품.금.승용차 등 내구 소비재(38.
8%) 등이 작년 동기에 비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데다 자본재 수입도 22.7%의 높은증가율을 보이며 상품수지 흑자폭을 깎아내렸다.
수출은 반도체.정보통신기기.기계류.정밀기기 등의 큰 폭 증가로 135억9천만달러를 보이며 작년 동기(113억9천만달러)에 비해 19.4% 증가, 2000년 9월(26.5%)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음에도 상품수지 흑자규모 급감을 막지 못했다.
이같은 점들로 경상수지는 지난 5월 10억4천만달러 흑자에서 6월 8억2천만달러,7월 2천800만달러 등으로 흑자폭이 급격히 감소한데 이어 8월에는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일반적으로 7월 보다 8월에 서비스수지가 더 악화되기 마련"이라며 "수출과 함께 수입도 증가하고 있어 경상수지가 소폭 흑자에서 8월에는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