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반도체株 주도주 나설까

반도체업종의 상승세가 지루하게 지속되고 있는 박스권 장세를 탈출할 수 있는 전기가 될 수 있는 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반도체가격이 오름세로 타고 있는데다 전일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급등하면서 이 같은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반도체가격이 바닥을 탈피한 만큼 반도체주도 상승세로 접어들었다는 낙관적인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대는 지나친 낙관론이라며 최근의 가격상승세를 반도체 업황의 본격적인 회복세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3ㆍ4분기께나 가야 반도체관련주가 증시의 주도주로 부상하면서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종합주가지수는 반도체주의 상승에 힘입어 전일보다 14.06포인트(2.28%) 오른 628.36포인트로 마감했다. ◇반도체주, 오랜만에 상승세 이끌어=삼성전자는 이날 7,000원(2.23%) 오른 32만1,000원을 기록하며 전고점인 지난 12일의 32만5,000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30만원을 저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하이닉스반도체도 지난 23일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 신성이엔지 등 반도체 관련주도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5일 상승 뒤 이날은 소폭 조정을 받았다. 반도체주의 이 같은 강세는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6.09%나 급등하면서 외국인들이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최근 D램 가격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오름세에 일조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56메가 DDR D램 가격은 지난 21일 개당 3.03달러를 저점으로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 27일 3.22달러로 올랐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최근에 폭발 장세를 연출한 코스닥의 게임, 인터넷주에 이어 반도체가 오름세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서서히 고개드는 낙관론=비관론 일색이던 반도체경기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UBS워버그증권에서 시작됐다. UBS워버그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D램가격이 바닥권을 지나 완만한 회복세에 진입했다며 아시아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D램 계약가격이 점차 상승세를 보이면서 바닥에 근접했거나 바닥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PC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 사업자들이 낮은 가격에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계약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생산자 재고도 매우 낮기 때문이다. UBS워버그증권은 조만간 가격의 회복세가 급격히 진전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지만 차기 공급계약의 협상에서 주요 생산자들이 지금보다 유리한 상황에 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다수 3분기 이후 회복 전망=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여전히 부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의 상승세는 막연한 기대감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 우동제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 상황이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유동성 장세를 기대해 가수요가 붙었을 뿐”이라며 “반도체가 증시를 주도하는 장세는 최소한 3분기는 지나야 나타날 것”이라고 못박았다. JP모건증권도 “최근의 D램 현물 가격 상승세는 가격 상승을 노린 투기적인 수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스프링데일 칩셋에 들어가는 DDR400 메모리는 이제 막 출시돼 아직 시장 형성이 전혀 돼있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이를 탑재한 마더보드의 경우 값이 기존 DDR266이 탑재된 제품과 비교해 두배 가까이 비싸 업그레이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이다. PC업체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메모리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어 최소한 여름 비수기가 지나야 수급이 일치하고 특히 PC업그레이드 수요는 3분기에 가야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석기자 hanks@s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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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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