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시절 '인권 대통령'으로 명성을 높인 지미 카터(91·사진) 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여성의 인권 신장을 위해 여생을 보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수십 년간 오직 여자라는 이유로 세상의 빛을 보기 전에 낙태된 아시아 대륙의 1억6천만 태아와 성폭력의 희생양이 된 미 여군, 이라크·시리아·아프가니스탄의 남성 위주 이슬람 문화에서 고통받는 여성에게도 관심을 기울여왔다.
카터 재단은 열악한 환경에서 싸우는 전 세계 여성 '영웅'들을 지난주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초청해 인권 신장 방안을 모색했다.
참석자들은 여성의 인권을 개선하려면 확고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에 뜻을 같이하고 미국의 영향력 확대에 기대를 걸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미국은 (여러 나라를) 선도하는 국가지만 전 세계 여성의 인권 보호 확대를 위해 충분한 일을 하지 않았다"며 미국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딸이나 손녀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이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잘 알 것"이라며 "시 또는 국가가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교육 평등권과 구직 권리를 빼앗는다면 해당 공동체는 더 큰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최근 여성 인권 철학을 담은 '작전 개시 상황: 여성·종교·폭력·권력'이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지난 1977년부터 4년간 미국을 이끈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중동 평화, 북핵 문제에 평화 전도사로 활약했고 무주택 서민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운동에도 투신하는 등 왕성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