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정부 3.0시대 무색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혼선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1주년에 맞춰 발표한 경제혁신3개년계획을 놓고 혼선과 혼란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예고된 정부 합동 브리핑이 취소되는가 하면 당초 알려진 핵심 정책들이 빠지면서 논란에 휩싸인 주무부처가 해명자료를 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박 대통령이 낭독한 담화문에 담긴 정책과 담화문 참고자료상의 정책도 차이가 난다. 3개년계획에서 어떤 정책이 실제 추진되는지 헷갈리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이러다 보니 같은 사안을 두고 언론마다 제각각 보도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취재기자마저 혼란스럽다면 국민과 시장은 오죽하겠는가. 증시에서는 주가가 급등락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한국관광공사 산하 카지노 회사 민영화 계획이 발표 당일 제외되자 오전 상한가까지 급등하던 주가가 오후 들어 속절없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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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압권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두고 벌어진 불확실성이다. 이 제도는 가계부채를 억제하는 강력한 정책수단인 동시에 부동산 규제의 수단으로 양날의 칼로 통한다. 정책의 무게중심을 어느 쪽으로 가져가야 할지가 논란거리였는데 정부는 '합리적 개선'이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혼선을 부추겼다. 제도를 바꾸겠다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야 하고 여의치 못하면 아예 꺼내지도 말아야 한다.

경제혁신 방안은 경제체질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중차대한 작업이다. 대통령 담화 발표 전후로 벌어진 난맥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할 게 못된다. 부처 간 사전 협의와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부처 간 힘겨루기 양상도 엿보였다. 청와대도 과욕을 부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단 50일 만에 방대하기 짝이 없는 3개년 청사진을 내놓는다는 게 애초부터 무리였다. 취임 1주년에 억지로 짜 맞췄다는 비판은 그래서 나온다. 입안을 총괄한 기획재정부와 청와대 간의 조율 역시 매끄럽지 못했다. 부처 간 칸막이를 철폐하고 협업하겠다며 내건 정부 3.0시대 구호가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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