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는 1970~1980년대 기업 투자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웃돌며 성장을 견인해왔지만 1990년대 중반 역전된 후 저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0% 성장에 그친 것도 내수ㆍ수출증가세가 둔화된데다 설비투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1970년 이후 제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10.60%로 서비스업(6.83%), 건설업(5.87%)을 크게 웃돌지만 1970년대 18.20%에서 2000년대 6.99%로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2%까지 떨어졌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를 겪은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은 제조업 육성에 전력투구하고 일본도 제조업 부활을 외치고 있다. 성장을 주도해온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되면 성장률ㆍ일자리는 물론 복지 확대에 필요한 세수 확대도 기대하기 힘들다. 기업들은 유동성이 풍부한데도 설비투자에 소극적인 이유를 경기 불확실성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드라이브 같은 기업환경에서 찾는 모양이지만 안이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투자부진의 최종 결과는 필연적으로 기업 경쟁력 약화로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기업가정신을 되새길 때다.
정부도 선거에서 급조한 포퓰리즘에 매달릴 게 아니다. 투자부진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노동유연성을 높이고 규제완화 등 기업투자환경 개선, 외국인 투자 유치, 해외 한국기업의 U턴 유도에 나설 때가 바로 지금이다. 강력한 정책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정권 초기가 아니면 투자활성화 종합대책은 힘을 받기 어려운 사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