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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맞은 롯데가 분쟁] 명분·여론 모두 밀려… 주총 실력대결 총력 다할듯

■ 신동빈 어떻게 대응할까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롯데그룹의 후계자로 선언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육성과 자필 임명장이 공개되면서 명분상으로는 차남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완전히 구석에 몰린 형국이다.

이제 관심은 신동빈 회장의 대응이다. 하지만 사실상 '외통수'로 몰리는 상황이어서 그가 꺼낼 카드는 그리 많지 않다.


신동빈 회장이 현실적으로 꺼낼 수 있는 1차적인 방법은 '절차와 원칙의 문제'를 들어 계속되는 여론공세를 막는 것이다.

그러면서 주요 경영진과 이사진의 지지를 확보해 다가올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정면으로 실력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관건은 얼마나 우호지분을 확보하느냐에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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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신격호 총괄회장의 육성이 공개된 직후 한국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 측 인사들은 당혹스러움이 역력했다. 그동안 "판단력이 흐려졌다"며 건강 문제를 제기한 것조차 무색해진 것은 더욱 뼈아프다. 육성과 자필 문서가 나온 직후 롯데그룹 관계자는 "임시 주총 전까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육성과 지시서에 대한 신동빈 회장과 그룹 경영진은 '절차와 원칙에 어긋난 만큼 효력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앞으로도 지시서와 육성파일 등의 형식을 빌려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을 앞세운 여론전을 펼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이런 여론전에 법률 소송으로 대응한다든가 하는 계획은 아직 없다"며 "(신동빈 회장에 대한) 그룹 내 구성원과 주주들의 지지가 확고한 만큼 주총에서 표 대결로 확실히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회장 측의 이 같은 입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부친을 등에 업고 거센 여론공세를 펴고 있지만 주총에서 본격적인 힘 대결을 펼치면 승산이 충분하다는 자신감으로 읽힌다.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신동빈 회장 편에 선데다 그룹 경영권의 키를 쥔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들의 지지도 확고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28일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진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해임안에 동의한 게 한 사례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내세우고 형제의 대결구도를 '신동빈 대 일가 전체'로 몰고 가려는 것도 결국 '우호지분'이라는 파워가 밀리기 때문이라는 게 신동빈 회장 측 판단이다.

그러나 장남을 후계자로 선택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이 주주들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신동빈 회장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많다. 특히 형제가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이 각 2% 미만이라면 상당수 주주들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선택'을 따라 신동주 편에 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신동빈 회장의 입지는 매우 좁아질 수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32% 보유한 광윤사 지분 역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5% 남짓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관건은 주총까지 우호지분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들이는 수밖에 없다. 현재 신동빈 회장은 조부(신진수)의 제사에도 불참한 채 일본에서 우호지분 추가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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