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이 주력업종을 3~5개로 축소키로 결정함에 따라 비주력업종의 수많은 계열사가 정리대상으로 떠올랐다. 비주력계열사 정리에는 분사와 합병, 매각, 청산 등 다양한 방식이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기업인들의 경영의식을 감안할 때 분사와 합병이 가장 선호하는 정리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매각이나 청산은 원매자가 쉽게 나서지 않는데다 해당기업 종업원들의 반발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
◇분사=계열사중 자력생존을 할 수 있는 사업부문은 지분정리를 통해 분사시키겠다는 것이다.
삼성의 경우 빅딜을 통해 전자를 대우전자와 통합한 뒤 가전부문을 그룹에서 분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삼성은 반도체와 정보통신 부문만을 그룹 영역안에 남겨놓게 된다.
현대도 최근 전자의 컴퓨터부문을 분리한데 이어 다른 사업영역을 대상으로 분사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대우도 중공업의 일부 사업을 분리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합병=그룹별로 3~4개씩 거느리고 있는 건설관련 계열사가 대거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고려산업개발 등 3개의 건설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도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대우는 ㈜대우와 경남기업을 각각 가지고 있다.
건설과 유사한 엔지니어링업종(삼성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도 어떤 식으로든 교통정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의류 및 유통부문의 합병도 기대되고 있다. 삼성의 경우 물산의 에스에스와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며 물산과 에버랜드가 각각 벌이고 있는 유통부문을 일원화하는 계획을 짜고 있다.
한편 현대는 자동차 관련사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로 각각 통합하고 현대자동차의 공작기계사업부문을 중공업이나 정공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매각=사업전망이 밝으나 부채비율이 높은 비주력계열사는 국내외에 매각될 전망이다. 현대는 일부 알미늄사업부문을 미국의 특수강업체인 알코에 매각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삼성이 제일기획을 비롯한 일부 비주력 계열사를 보광그룹 등에 넘기기로 했다』는 루머가 나돌고 있다. 의류부문에서도 삼성과 LG 등의 일부 브랜드 매각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청산=그룹의 지원없이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군소 계열사들은 청산될 수 밖에 없다는게 일반적인 관측.
그러나 퇴출대상으로 지목됐던 일부 재벌 계열사들이 지금까지도 농성을 벌이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정부가 실업자 양산(量産)에 난색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과감한 청산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기업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그룹들은 비주력계열사를 주력사에 끌어안는 방법으로 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