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NEW농협'의 비전을 찾는다] 도시-농촌 농협 상생 길 걷는다

서울 18개 조합, 지방 258개 조합에 출하자금 1,200억 지원


지난 4월11일 서울 강동구 성내동 농협중앙회 서울지역본부. 서울 농협 조합장들과 농촌지역 조합장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산지 농협 출하자금(출하선급금) 전달식'이 열렸다. 서울에 있는 도시 농협이 농산물 판매와 금융업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1,200억원을 조성했고 이 자금을 전국 258개 농촌 농협에 농산물 출하자금으로 지원한 것이다. 이를 통해 도시 농협은 안전 농산물의 공급처를 확보하고 산지 농협은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도시 소재 농협이 신용사업으로 번 이익으로 농촌 조합을 지원하고 농산물 판매 확대에 노력하는 도농 상생의 자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경준 남서울농협 조합장은 "자금 여유가 있는 편인 서울 농협이 시골의 어려운 농협과 농민을 돕는 의미 있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출하선급금은 강원 서원농협, 경북 울릉농협, 전북 회현농협, 충남 예산축협 등 258개 산지 농협과 축협에 무이자로 지원, 농산물 출하자금으로 사용된다. 산지 농협은 지원받은 금액에 해당하는 농산물을 서울 지역 농협으로 출하하면 된다. 한우ㆍ잡곡ㆍ미곡ㆍ오징어ㆍ귤 등 대부분 지역 특산물이나 대표 생산제품을 해당 농협으로 보낸다. 올해 2억원을 지원받는 경기 화성 남양농협의 홍은수 조합장은 "매년 서울 농협에서 무이자 자금을 지원해줘 농산물 출하자금으로 요긴하게 잘 쓰고 있다"며 "생산의 규모화와 산지조직화에 집중해 상품성 있고 경쟁력 있는 고품질ㆍ안전 농산물을 생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마련된 1,200억원은 송파ㆍ관악ㆍ강동ㆍ동서울ㆍ남서울농협, 서울축협 등 서울시내 18개 도시 농협에서 각각 20억원에서 140억원까지 자발적으로 조성됐다. 2004년 259억원으로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다. 서울농협조합운영협의회 의장 박성직 조합장(서울 강동농협)은 "산지 농협에 농산물 생산자금을 선지원함으로써 조합과 농업인에게 자금조달의 어려움과 농산물 판매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우수 농산물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서울 농협은 도시 농협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도농이 상생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도시 농협은 지난해 쌀값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 농협을 위해 5,000억원의 무이자자금(도농 상생자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서울 강동농협 등 136개 도시 농협에서 자발적으로 조성한 2,546억원에 중앙회에서 양곡사업 활성화를 위해 추가로 지원하는 2,454억원을 더해 산지 농협에 1년간 무이자로 지원함으로써 농산물 출하자금 등으로 사용되도록 했다. 산지 농협은 지원된 자금을 기반으로 영농자재 공급 등 농업인 지원사업을 강화했고 도시 농협은 산지 농협에서 생산된 안전하고 품질 좋은 농산물을 출하받아 안정적으로 공급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도시 농협의 자금지원은 일방적인 시혜가 아니라 도시 농협과 농촌 농협이 상생과 협력을 통해 공동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산지 농협은 믿을 수 있는 농산물 생산을, 도시 농협은 안정적인 우수 농산물 공급처 확보로 판매사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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