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승언(28)씨는 개인정보 유출 확인을 위해 휴대폰으로 B 카드사 홈페이지를 접속했지만 보안 문제로 접속되지 않았다. 컴퓨터로 확인하고자 했지만 알 수 없는 오류 메시지만 재차 떴다. 답답한 심정에 고객센터에 전화했지만 수화기 너머로 녹음된 기계음(ARS)만 들려올 뿐이었다.
국민·롯데·농협카드 등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한 카드사들이 정보유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지만 전산 구축 미비 탓에 정보확인도 불가한 경우가 속출하는데다 공휴일이어서 제대로 된 후속 조치 또한 이뤄지지 못했다.
국민·롯데·농협카드 등 카드사들은 19일 개인정보유출과 관련해 △고객피해 대책반 24시간 가동 △대고객 개별안내 서비스 △결제내역 통보서비스(SMS) 무료 제공 등 고객정보 유출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고객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해당 카드사의 홈페이지에서 개인정보 유출 현황을 확인할 수 없는 사례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 씨는 "휴대폰으로도 확인이 안 되고 컴퓨터로 접속하면 오류 메시지만 뜨고 전화연결은 안 되는데 왜 정보공개를 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공휴일이어서 개인정보 유출 현황만 확인할 수 있을 뿐 그 밖에 다른 조처는 불가능했다. 박씨는 "카드사들이 고객피해 보상을 위해 대책반을 가동했다고 하지만 돌아오는 말은 '죄송합니다. 지금은 연결되지 않습니다'라는 말뿐"이라면서 "주말 내내 발만 동동 굴리고 있을 수밖에 없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카드를 발급 받은 적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집 주소, 휴대폰 등이 유출된 사례도 나타났다. 박상엽(29)씨는 "C 카드사에 접속해 확인해보니 6건의 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보고 놀랐다"면서 "아마도 해당 카드사 홈페이지에 가입한 이유로 정보가 유출된 것 같은데 해당 카드사와 통화도 되지 않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는 고객피해신고센터 및 인터넷 메일 발송 등 실질적인 피해대책은 20일부터나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카드사들에 정보공개를 압박해 혼란만 가중시킨 금융당국에 대한 질타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받은 정보를 그날 공개하려다 보니 주말에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질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