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플러그를 뽑자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실리콘밸리 등에 정전사태가 발생해 첨단 기기가 멈추어 선다. 엘리베이터에 시민들이 갇히고 인터넷과 신용카드, 현금자동인출기를 사용하지 못해 상거래가 일시적으로 마비된다. 공장의 기계가 멈춰 서서 천문학적인 손실이 발생하고 도시 곳곳에서 수많은 냉동식품들이 부패하기 시작한다. SF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 2001년 1월 캘리포니아의 대규모 정전사태 때 발생했던 일들이다. 전기공급이 수요 증가 못 따라가 2011년 1월 예상치 못한 한파로 한반도는 연일 전력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해왔다. 이례적인 한파에 따른 전기난방수요의 급증으로 정부는 공공기관 난방중지 등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전기온풍기나 전기히터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난방수요는 전체 전력수요의 24%를 차지하고 있고 실제로 2004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우리나라는 한때 전력예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였지만 최근 과도한 전기 난방 수요로 인해 예비 전력이 부족해졌고 전기 공급의 증가가 전기 수요의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낮은 전기요금 및 안정적 전력공급위주의 정책과 더불어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산업구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전력수요증가를 보이는 국가 중의 하나다. 최근 동하절기에 가정·상업 및 공공부문의 급격한 냉난방수요증가가 이를 반영한다. 정부는 발전설비 건설과 연료수입 등으로 전력공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나 타 에너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과 편리성 때문에 전기에너지를 과다 소비하는 국가가 됐다. 일반 가정, 소규모 사업장뿐만 아니라 대규모 기관까지 전기난방을 사용하다 보니 전력 수급이 문제가 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효과적인 에너지 절약 정책과 더불어 시민들의 적극적인 절약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의 적극적 에너지 절약 시책으로 중·소사업장 및 대규모 기관의 중앙난방 온도제한을 하더라도 개개인이 개별난방으로 대체하면 절약 효과가 없을 것이다. 현 정부는 예전과 다른 새로운 에너지 절약 정책을 펼치자는 것이 아니다. 단지 강제성을 좀 더 강화해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에너지 절약에 대한 개개인의 관심을 높여서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이자는 것이다. 먼저 우리의 생활 속에서, 각 가정에서 쓰는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 적정 실내온도를 맞추고 내복을 입으며 늘 켜져 있는 컴퓨터를 꺼야 한다. 또한 빈 방의 형광등, 사람 없이 켜놓은 텔레비전 등과 같은 불필요한 전기 사용을 줄이고 플러그를 뽑는 것만으로도 각 가정에서 에너지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정부는 12일 범국민 차원의 에너지 절약을 호소하고 나섰다. 에너지 절약 5대 실천항목은 적정 실내난방온도(20℃ 이하) 준수, 전기난로, 전기장판 등 전열기 사용 자제, 피크 시간대(오전 10~12시, 오후 4~6시) 전기난방 자제, 4층 이하 계단 이용, 불필요한 전등 소등 및 가전기기 플러그 뽑기이다. 에너지 절약은 내가 사용하지 않는 절약분을 통해 누군가에게 필요한 다른 사람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어떤 생산 방법보다도 효율적이다. 일상서 에너지 절약 실천을 에너지 절약은 습관이고 실천이다. 이를 위한 정부의 효과적 정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이에 앞서 에너지절약의 중요성을 국민 개개인이 깊이 인식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에너지의 과소비는 에너지 가격을 언젠가는 상승시키므로 상승분은 우리 소비자가 지불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민 모두가 생활 전반의 적극적 행동의 변화를 통해 이러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우선 나부터라는 마음가짐으로 '제5의 에너지'인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야 한다. 전기코드 뽑기, 내복 입기 등 작은 관심과 실천을 통해 에너지 절약의 생활화가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생활의 변화야말로 곧 에너지 절약이다. 에너지 절약의 실천은 작게는 가정 경제를 돕고 크게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원동력이 되며, 미래의 우리 후손에게 아름답고 깨끗하게 물려줄 지구를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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