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백혈병치료제의 국산화가 이르면 2010년 이뤄질 전망이다. 국산 백혈병치료제가 발매되면 환자의 약값 부담이 줄어들고, 그간 독점적지위를 이용해 약가협상에서 정부를 압박하던 다국적제약사들도 전략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양약품에서 개발중인 차세대 백혈병치료제 'IY5511'의 임상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이식센터 김동욱 교수팀(혈액내과)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1단계(1상)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종료돼 30일 2상 임상시험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항암제의 경우 3상을 거쳐야 하는 다른 의약품과 달리 2상임상 결과만으로도 시판허가를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르면 2010년 국산 백혈병치료제가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글리벡 등 다국적제약사의 제품에만 의존해 왔던 백혈병치료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약의 가격도 낮아져 건강보험재정 절감효과 및 환자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 백혈병치료에 내성 또는 부작용이 있어 치료가 어려운 만성골수성백혈병(CML) 환자 22명에게 'IY5511'를 투여한 1상임상시험 결과, 독성이나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혈액 수치 개선 등의 효과가 확인됐다. 또 상당수의 환자에게서 혈액 수치 및 백혈병의 원인인 `필라델피아 암 염색체'를 줄이는 세포 유전학적 반응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김동욱 교수는 "환자모집시기에 따라 연구 소요시간이 달라지나 1상 시험결과가 매우 좋았던 만큼 1년 이내에 2상 임상시험을 종료해 기존 표적항암제가 효과가 없는 환자에게 2차약으로 시판허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상임상은 기존 표적 항암제에 내성이나 부작용을 보인 만성기 환자 120~140명을 대상으로 6개월에서 1년간 국내 7개 대학병원 및 중국, 인도, 태국 등 아시아 3개국이 동시에 참여하는 글로벌 임상으로 진행된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2상 임상시험 전체 환자의 25%인 30~35명에서 우수한 약효가 입증된다면 임상시험이 조기종료돼 시판일자가 빨라질 수 있다"며 "기존 제품보다 30%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Y5511'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앞서 실시된 동물실험에서 기적의 백혈병치료제로 불리는 `글리벡'에 비해 30배 이상 되는 효과를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김 교수는 "국산 백혈병치료제가 개발되면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연 1,000억원대의 백혈병 표적항암제 시장 판도에 큰 변화가 일 것"이라며 "이번 2상 임상에 참가하는 아시아 주요 3개국의 환자수가 10만명정도로 추정돼 발매가 되면 천문학적인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될 수 있을 "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