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안산에서 금형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A사장은 세월호 참사로 인한 내수 부진에다 환율 하락까지 겹치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는 “금형 업종 특성상 수출 비중이 많아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최근 환율이 연초 적정 범위로 상정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난 데다 앞으로 더욱 떨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경영난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최근의 가파른 환율 하락으로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이 채산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영세한 중소기업 상당수가 환율 하락에 별다른 대비책이 없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라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19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출 중소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최근 환율 변동에 따른 중소기업 영향’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1.5%가 환율 하락으로 인해 채산성(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채산성 악화를 전망한 업체 가운데 59.6%는 ‘매우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31.9%는 ‘다소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금속·철강(75.0%, 이하 중복 응답), 고무·화학(71.4%), 기계(68.8%), 음식료(66.7%) 등의 순으로 채산성이 나빠질 것으로 지적됐다. 최근 환율 하락은 채산성 뿐만 아니라 신규 수주 감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수출 중소기업의 경영 사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함께 수출 중소기업들은 손익분기점에 있는 올해 환율은 1달러당 1,038.1원이며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수준의 적정 환율은 1달러당 1,086.3원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엔화 환율은 경우 100엔당 1,059.4원이 손익분기점, 100엔당 1,100.6원은 적정 환율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현재 환율은 달러당 1,020원대로 수출 중소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과 적정 환율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환율 하락세는 더욱 커져 올해 최저 환율을 1달러당 1,001.0원, 엔화 환율은 100엔당 975.7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중소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최근 환율 하락에 따른 대응 방법은 ‘원가절감’(43.6%), ‘수출 단가 조정’(38.3%), ‘대금결제일 조정’(13.8%) 순이었다. 대다수 수출 중소기업들이 원가 절감 및 수출단가 조정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채산성 악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환율 하락세에도 환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은 기업이 16.0%에 달했다. 종사자수 50인 이하 기업(21.5%), 수출규모 50만불 미만(16.7%) 등 영세 수출기업일수록 환리스크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집계됐다.
환율 하락에 따른 정부 대책으로는 수출 중소기업의 80.9%가 ‘안정적 환율 운용’에 역점을 둘 것을 희망했다. 이밖에 ‘무역 금융·보증 지원 확대’(35.1%), ‘환변동보험 확대’(12.8%), ‘환관리 전문 인력 지원’ (5.3%) 등이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