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크로네스·니바록스… 은밀한 세계점령 비결은

■히든 챔피언 글로벌 원정대

헤르만 지몬, 흐름출판 펴냄


코카콜라 한병 사서 마시면서 '크로네스'나 '융분츠라우어'라는 회사 이름을 떠올릴 사람이 있을까.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며 초침이나 부품들이 어디서 만들어지는지 궁금해할 사람은 있을까. 크로네스(Krones)는 콜라, 주스 등 각종 음료를 용기에 주입하는 보틀링 설비 부문 선두주자고 융분츠라우어(Jungbunzlauer)는 코카콜라에 들어가는 구연산을 만드는 회사다. 또 시계바늘 제작 부문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을 우니베르소(Universo)고 태엽·헤어스프링 등 손목시계에 들어가는 초정밀 제어장치 1위기업은 니바록스(Nivarox)다. 이런 회사들에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해당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3위를 다툰다. 매출의 대부분의 수출에서 나온다. 직원수가 평균 2,000명 가량이다. 기업 연령이 평균 60년이다.


우리는 이런 기업들이 만든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매일 접하지만 그들 회사의 존재 자체는 모른다. 이렇게 각자의 틈새시장 속에서 은밀하게 숨어 있으면서 세계경제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무수히 많다. 바로 '히든 챔피언'이다. 히든챔피언은 단일시장에서 단일제품으로 품질의 우수성을 추구하며 이러한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상대로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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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 대한 '집중', 글로벌 마케팅을 위한 '세계화'로 요약되는 히든 챔피언의 전략은 기존의 대기업 성장 전략과는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목표와 비전, 시장에 대한 정의, 고객과의 관계, 제품·서비스·브랜드 가격에 관한 정책, R&D와 혁신의 방법, 기업구조와 다각화 방법, 자금 조달, 조직 체계와 인재 관리, 그리고 리더십과 경영스타일까지 히든 챔피언들은 그들만의 독자적인 경영전략을 설정했고 오랜 기간 실행함으로써 탁월한 성과를 이루었다. 저자 헤르만 지몬은 수많은 자료수집과 조사를 통해 이들 히든 챔피언들의 성장원동력과 시장지배력의 원천이 무엇인지 찾아냈다.

저자는 히든챔피언들의 경쟁무대를 '글로벌화가 진행된 세계', 즉 '글로발리아'라고 부른다. 좀더 적극적으로 이해하자면 '각국의 저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무수히 많은 히든 챔피언이 돼 세계무대에서 경쟁을 벌이는 장'인 셈이다. '글로발리아로 향하는 선봉대'라는 의미는 그대로 '글로벌 원정대'가 됐고 바로 이 책의 제목이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많은 한국 중소기업들이 히든 챔피언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술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한층 더 단호하고 신속하게 세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3만원.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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