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24·이천시청)은 30일 인천 부평구 열우물테니스장에서 열린 남자 단식 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쿠스다랸토 에디를 4대0으로 가볍게 제압한 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보미(24·안성시청) 역시 이어진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천후이를 4대1로 꺾고 우승했다. 김형준은 올해, 김보미는 지난해 태극마크를 처음 단 국제무대 신예다. 준결승에서 대표팀 후배 김형준과 김보미에게 나란히 패배했던 김동훈(25·문경시청)과 김애경(27·NH농협은행)도 이날 동메달을 획득했다. 동아시아 쿼터가 있어 한국 선수끼리 결승에서 만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날 한국이 거둔 성과는 최상의 결과라는 평이다.
첫날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한국 대표팀은 원래 목표인 금메달 5개를 넘어 7개 전 종목 금메달 석권도 가능해졌다며 결과를 크게 반기는 모습이다. 한국은 지난 2002년 부산 대회 때 7개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챙긴 적이 있다. 이번 김형준·김보미의 금메달은 국내 남녀 정구 1인자로 꼽히던 김동훈·김애경을 제치고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장한섭 한국 여자 정구대표팀 감독은 "애경이가 은퇴해도 우리 정구가 살아남으려면 세대교체가 돼야 한다"며 "김보미가 우승하면서 세대교체의 희망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남자 대표팀을 지휘하는 주인식 감독 역시 "김형준과 김동훈이 연습경기를 하면 최근에는 비슷비슷하게 이겼다"며 "김형준은 앞으로 한국 남자 단식의 중심에 설 선수"라고 말했다. 한국은 1일 혼합복식에서 3번째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2002년 한국 정구가 7개 전 종목을 석권할 때 남자 대표팀을 이끈 장 감독은 "분위기가 2002년과 비슷하게 좋다"며 "내일 혼합복식에서까지 금메달을 따면 2002년의 영광을 재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