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2015 주류시장 빅뱅] <상> 영원한 1위는 없다

맥주 新삼국지… 오비맥주 '수성'·하이트진로 '추격'·롯데주류 '안착'


●오비맥주
AB인베브의 '혁신 DAN' 이식
독일식 '몰트' 출시 등 제품 다변화

●하이트진로
뉴하이트 인기 발판 1위 탈환 도전
'맥스' '드라이 d' 브랜드 정비도


●롯데주류
충주 공장 증설 완료 3교대로 생산
클라우드 공급 점포 2배 확대 계획


새해부터 국내 맥주 시장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위 자리를 수성하려는 오비맥주에 맞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이트진로의 반격이 거센데다 신규플레이어인 롯데주류마저 클라우드의 연착륙에 힘입어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기면서 올해 한 치의 물러섬 없는 '맥주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글로벌 1위 주류업체인 AB인베브의 '혁신 DNA'를 장착한 오비맥주, 80년 국산 맥주의 자존심 하이트진로, 유통명가의 롯데주류 등 어느 한 곳 만만히 볼 수 없는 3강의 벼랑끝 승부다. 맥주 시장에 '신(新) 삼국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총성 없는 맥주전쟁에서 '선수' 잡기에 나선 곳은 지난해 4월 클라우드로 시장에 발을 내딛은 롯데주류다. 출시 초기 생산물량이 적었지만 지난해 말 충주공장 증설을 완료하고 연간 생산량을 5만㎘에서 10만㎘로 확대, 본격적인 시장 공략 채비를 마쳤다. 롯데주류가 증설과 맞물려 주목하는 부문은 생맥주(케그) 시장으로 연내 클라우드 공급 점포를 기존보다 두 배 많은 최대 2,000곳까지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충주 공장 1차 증설을 완료하고 현재 3교대 체제로 맥주 생산에 매진하고 있다"며 "생맥주 시장을 겨냥해 연간 생산량 중 케그 비중을 기존 3%에서 6%로 두 배로 늘렸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이 관계자는 이어 "클라우드 출시 이후 첫 공략 대상이 가정용이었다면 증설 물량이 출하되는 올 3월부터는 식당이나 호프집 등 유흥 부문 영업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공급 물량 가운데 유흥용과 가정용의 비중을 기존 2대8에서 4대6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0년 양조기술 노하우를 집약해 맥주 품질을 글로벌 수준으로 전면 리뉴얼한 '뉴하이트'로 톡톡히 재미를 본 하이트진로는 여세를 몰아 새해 1위 탈환까지 노려보겠다는 각오다. 1993년 하이트 맥주 탄생 이후 21년 만에 상표·디자인·제조공정까지 신제품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한 뉴하이트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원조 올 몰트 맥주 '맥스'와 젊은 층을 겨냥한 '드라이 d' 등도 브랜드 재정비에 나서 명실공히 '국민 맥주 기업'으로 재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올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스포츠 마케팅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계획 중"이라며 "해외 맥주 기업과 협력체제를 갖춘 '월드 비어 얼라이언스(WBA)'로 맥주 품질력도 한 단계 높여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소독약 냄새 논란 탓에 아성이 흔들렸던 오비맥주는 AB인베브의 '혁신 DAN'를 이식하면서 명예회복에 나섰다. 본사는 지난해 11월 프레데리코 크레이레 AB인베브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통합부문 부사장을 신임사령탑으로 선임하고 판을 새로 짜고 있다.

우선 영업 부문의 색깔바꾸기를 시도, 김동철 영업기획 전무를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또 'OB 골든라거'를 정리하고 독일식 올 몰트 맥주 '더 프리미어 OB'를 출시하는 등 제품 라인에도 변화를 줬다. 주류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AB인베브식 영업 스타일을 이식하는 한편 아직 출시하지 않은 200여 종의 AB인베브 맥주를 내놓고 국내 맥주 시장의 '프리미엄' 경쟁에 불을 댕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양강 체제였던 맥주 시장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요인은 롯데주류의 클라우드 출시와 오비맥주의 산화취 논란"이라며 "여기에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소비자 증가로 수입 맥주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맥주 시장이 무한 경쟁 체제로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A편의점이 지난해 맥주 브랜드별 매출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2013년만 해도 57.8%에 달했던 오비맥주 비중은 50.8%까지 밀렸다. 그 사이 롯데주류가 5.0%의 매출 점유율로 새로 진입했고, 수입 맥주 비중도 2013년 18.7%에서 지난해 22.5%로 늘었다. B편의점에서도 오비맥주의 매출 비중이 2013년(53.5%)보다 3.6%포인트 줄어든 데 반해 수입 맥주는 2013년 21.3%에서 지난해 24.2%로 늘었다. 또 롯데주류도 2.9%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맥주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현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