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5(금) 18:53
李 相 澤(안양병원 이사장)
어떤 직업인 사람도 정년퇴직을 하고 나면, 여태까지 긴장되어 있던 마음과 몸의 팽팽하던 실이 끊어진 것처럼 된다. 그래서 여생을 하는 일 없이 빈둥대다 보면, 갑자기 치매가 되기 쉽다. 우리들 인간은 외부로부터의 자극이 없어지고, 무사안일한 생활이 계속되면 치매가 되기 일쑤인 것이다.
반대로 어떤 직업인 사람이라도 머리를 잘 활용하고 있으면 치매가 되지 않는다. 그것도 매일같이 같은 요령으로만 머리를 쓰고 있으면 머리를 잘 쓰는 셈이 못되는 것이다. 그래서는 새로운 자극이 뇌에 오더라도 그에 반응을 나타낼 수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학교선생의 경우에도 언제나 같은 강의만을 되풀이 하는 사람은 치매가 되기 쉽다.
대학 강사로서, 외국어 사전 원고를 쓰는 등 학문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이 치매가 된 적이 있었다. 대인관계는 별로 나쁘지 않았지만, 기억력 등의 장해가 있었다. 더구나 문제가 되는 것은 그의 이상한 행동이었다. 문병을 오는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을 뿐더러, 예사롭게 벌거벗는 일까지 생겼다.
대학에서 그의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에게 물어 보았다. 그의 강의는 늘 천편일률로서, 같은 노트에 적혀 있는 걸 가지고 해마다 되풀이 한다는 것이었다. 같은 강의를 반복하고 있으면 왜 치매가 되는지, 그 인과관계를 밝혀내기는 쉽진 않다. 그렇지만 비록 머리를 쓰고 있더라도 새로운 자극을 느낀다든지 하는 반응이 없는 한, 머리를 잘 쓰고 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늘 같은 요령으로만 머리를 쓰다가 치매가 된 경우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날마다 어지러울 지경으로 머리를 혹사하면서 초조하게 새로운 상황에 대한 처신을 궁리해야 하는 것이 정치가다. 그런데 치매 전문가에 의하면, 현역 정치가로서 치매에 거리는 예는 별로 없다고 한다. 그만큼 마음과 몸을 혹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들도 은퇴하고 나면, 심신의 운동량이 갑자기 떨어져서 치매가 되기도 한다.
한편, 치매와 혈액형과의 관련성 여부를 묻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이에 관한 명확한 연구는 아직 없으나, 예컨대 섬세하고 신경질적인 타입인 A형 인간은 치매가 되기 어렵다고 볼 수도 있다. B형인 사람은 느긋한 성품이다. 사소한 일에 거리끼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 치매가 되기 쉬워진다. 그러나 B형인 사람은 호기심이 강하고 열중하는 면이 있으니, 이점은 치매예방 작용을 한다. AB형 인간은 합리적이요 사고방식이 제3자적인데, 이점이 나쁘게 작용하면 치매가 되기 쉽다. O형인 사람은 의지가 굳고 현실적이므로 치매와는 인연이 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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