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당초 이번 미국 방문 일정 중 의회 지도자급 정치인이나 장관급 인사들을 만나려 노력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지난 2005년 미국을 방문한 후 10년여 만에 이뤄진 첫 '정당외교'인 만큼 혈맹국인 미국의 중량감 있는 인사들과의 회동을 통해 미국으로부터의 신뢰를 확인하겠다는 의도였다.
김 대표는 방미 전 조 바이든 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 존 케리 국무장관 등을 상대로 면담을 시도했다. 김 대표는 케리 장관과 28일(현지시간) 오후 15분간의 면담 일정을 확정했다. 또 베이너 하원의장도 일정 조율 가능성을 드러내는 등 상당히 고무적인 상황이 계속됐다. 2005년 박 대통령이 당시 미 정가 실력자였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만나면서 존재감을 높였던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케리 장관과의 면담만 성사돼도 '체면치레'는 하는 셈이었다.
하지만 케리 장관은 지난 14일 타결된 이란 핵협상에 대한 의회 설명이 길어지면서 김 대표와의 약속시간을 지키지 못했다. 결국 김 대표는 케리 장관 대신 대니얼 러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와 회동하는 것으로 국무부 방문 일정을 갈음했다.
또한 베이너 의장과의 면담도 일정상 이유 등으로 최종적으로 불발되면서 김 대표로서는 아쉬움이 더욱 커졌다. 하원 의장을 지낸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공화당 소속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 등을 만났지만 다소 아쉽다는 평이다.
김 대표는 앞서 미국 방문 첫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케냐 방문으로 정치인들과의 면담 일정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난맥상을 토로한 바 있다. 김 대표는 26일 기자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케냐 방문을 가면서 (정치인) 몇 명을 데리고 가는 바람에 차질이 생겼다"며 "예를 들면 찰스 랭걸 하원의원(민주당)은 저와 굉장히 친해서 오늘 제 손을 잡고 안내하러 다니기로 했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데리고 갔다"고 말했다.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 역시 중동 일정을 떠나면서 면담 일정을 잡지 못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아직 김 대표가 미국으로부터 차기 대권주자라는 확실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