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보험계약 조회시스템 나아진 게 없네

중복가입 여부 못거르고 보험상품 파는 우체국 등 조회시스템서 여전히 제외

아시아나항공 기장 사건 이후 보험사기 방지대책의 하나로 제시됐던 손해보험협회의 보험계약 조회시스템 개선작업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우체국 등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일부 금융사의 경우에는 해당 시스템의 접근범위 밖에 머물고 있어 보험사기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가 운영하는 보험계약 통합조회 시스템은 아시아나항공 기장 사건 이전에 비해 달라진 게 없다. 대표적으로 여전히 청약단계에서 중복가입 여부를 걸러내지 못한다. 고객이 하루에 다수의 보험사에서 상품을 중복가입하려 해도 시스템은 이를 감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단기간에 다수의 보험을 가입하는 행위를 대표적인 보험사기 사례로 판단한다. 손해보험협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 7월 말 아시아나항공 사고 이후 업계 관계자들이 만나 시스템을 개선하자는 데 의견을 함께 했지만 전산시스템을 완전히 개편하려면 보험 계약과정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우체국 등 보험상품을 판매하지만 협회에 등록되지 않은 금융사의 경우 통합조회 시스템에서 제외돼 있어 보험사기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민영보험사와 달리 보험사기 조사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 있지 않은 상태여서 보험사기의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우체국이나 공제보험은 보험 리스크 관리 능력이 민영보험에 비해 떨어져서 보험금 역시 상대적으로 낮다"면서 "그러나 보험사기의 표적이 될 가능성은 민영보험과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손보협회의 통합조회 시스템의 개선을 적극 고려하는 한편 우체국∙농협 등의 시스템 편입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조회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업계와 협의해 시스템을 완비해나갈 방침"이라며 "우체국 등의 보험정보 공유 문제도 회원사 간 협약을 전제로 해서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