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상장사 3분기 영업익 전망 10% 줄었지만… 삼성전자 빼면 되레 늘어

삼성전자 이익감소 큰 탓 영업익 통계 왜곡

ECB 추가 부양 가능성에 유동성 장세 유력

이달들어 외국인 자금 유입… 증시 상승할 듯



올 3·4분기 상장사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3개월 전보다 10% 줄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오히려 소폭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 여파로 삼성전자의 올 3·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50%가량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상장사 영업이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조원가량 줄어들 것"이라면서 "기업실적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31일 서울경제신문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의뢰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치가 있는 158개 상장사의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31일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31조3,231억원으로 5월 말 34조9,749억원보다 10.44%(3조518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3·4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2.4%, 순이익 전망치는 9.8% 감소했다. 분석대상인 158곳 중 70%가량인 110개 상장사의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반면 상향된 상장사는 48개에 그쳤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시가총액 기준 상위 20개사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20조852억원으로 전년 동기 21조6,104억원 보다 7.1%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어닝시즌이 한창이던 7~8월 초만 해도 시장에서는 2·4분기에 기업실적이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도 이 같은 시각이 유효한지 의문"이라면서 "삼성전자의 3·4분기 실적이 지난해 대비 5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업 실적의 바닥이 2·4분기가 아닌 3·4분기란 얘기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올해는 삼성전자의 이익 감소 폭이 워낙 큰 만큼 통계상 왜곡을 막으려면 삼성전자를 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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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3·4분기에 10조1,63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7조5,000억원 수준을 유지했던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들어 5조원 후반대까지 떨어졌다. 시장전망치가 맞다면 올 3·4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조원가량의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국내 상장사 분기별 영업이익이 25조~30조원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여파가 상당히 큰 것이다. 다른 기업들이 전년 수준의 실적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삼성전자 한 곳 때문에 전체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18~20%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3·4분기 기업실적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삼성전자는 무조건 빼고 보는 게 맞다"면서 "3·4분기 실적전망이 하향조정되고 있지만 그 폭은 전 분기보다 줄었고 삼성전자를 뺀 전체 기업실적은 오히려 소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가총액 20개사에서 삼성전자를 뺀 나머지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2조5,676억원으로 전년 동기 11조4,468억원보다 9.79%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4분기가 기업실적 바닥이 맞고 3·4분기부터는 조금씩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얘기다.

실적에 대한 논란이 예고된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9월 이후 코스피가 실적보다는 유동성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각 증권사들은 9월 코스피지수가 1,980~2,150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오는 4일(현지시간)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ECB의 추가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풍부해질 경우 이 자금들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배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 동향을 보면 9월부터는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더욱 유입될 것"이라며 "3·4분기에는 코스피가 실적보다는 유동성에 힘입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오는 5일 발표될 예정인 미국 고용지표와 9월 말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국내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수는 22만명으로 전달의 20만9,000명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홍 신영증권 자산전략팀장은 "미국의 경기 회복 신호가 뚜렷해질수록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그동안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유동성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달은 추격 매수보다 차익 실현이 필요하며 투자 기간을 다소 짧게 가지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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