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한 형사사건 공판이 2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황현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2대의 링거를 왼손에 꽂은 채 환자복 위에 검은 외투를 두르고 법정에 나타난 김씨는 목이 잠겨 있었고 건강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검찰 주신문이 진행되는 1시간40여분과 변호인 반대신문이 진행되는 1시간30여분간 무리 없이 재판을 받았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김씨가 재미교포 사업가 조풍언씨에게 거액의 회삿돈을 송금한 의혹과 퍼시픽인터내셔널을 통해 개인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의혹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김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조씨를 통해 당시 정권에 대우그룹 퇴출 저지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아왔지만 이날 검찰은 명시적으로 ‘로비’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다.
검찰은 지난 99년 6월 중순 대우 미국법인이 홍콩에 있는 조씨의 KMC인터내셔널에 4,430만달러를 송금한 뒤 조씨가 이 돈으로 대우정보시스템과 대우통신 TDX 분야를 인수하게 된 사실을 추궁했다.
김씨가 당시 일본 출장을 가던 윤원석 대우학원 이사장을 통해 이동원 전 대우영국법인 전무에게 KMC 계좌번호를 알려주고 이씨가 대우 미주법인 자금을 KMC에 입금한 것은 송금 경로를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는 게 검찰 주장이다.
다음 공판은 오는 2월14일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