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몸살을 하는 끝내기

제7보(90~100)



흑93으로 넘어가고 나니 백은 그야말로 가죽만 남은 꼴이다. 원래는 백의 집이 10집은 족히 날 자리였는데 반대로 흑의 집이 여러 집 생겼다. 급소를 찔리면 이렇게 되는 법이다. 다행히도 백은 선수를 뽑아 백94로 중원의 주도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수가 놓이자 하변에서 중원으로 뻗어나온 흑대마 전체가 은근히 위협을 받고 있다. 이창호는 얼른 흑95로 보강하면서 다시 우변 백대마를 위협한다. 쌍방이 쫓기면서 노리고 노리면서 쫓긴다. 이세돌의 백100이 놓이자 이제 바둑은 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의외로 미세하군요. 흑이 도처에서 전과를 올린 것 같은데 여전히 짱짱하게 균형이 잡혀있어요."(홍성지) "그게 바로 이세돌이 고수라는 증거 아닌가. 덤이 크니까 아직은 승부를 알 수 없어."(서봉수) "그래도 흑이 유리하다고 봐야겠지요. 흑이 둘 차례니까요."(홍성지) 홍성지는 참고도1의 흑1, 3을 생중계 사이트에 올리고 '이것으로 흑유리'라는 판정을 내렸다. 그러자 서봉수가 백4 이하 10을 마저 만들어 보이면서 '이것이면 승패불명'이라는 이의를 제기했다. 백8로 젖혀잇는 이 끝내기. 프로들이 몸살을 하면서 탐내는 엄청나게 큰 끝내기 중의 하나이다. 자체로 14집에 해당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백이 A로 붙이는 뒷맛까지 노릴 수 있다. 서봉수는 참고도2의 흑1 이하 흑9를 만들어 보였다. '이것이라면 흑승'이라는 설명. 흑이 A로 붙이는 뒷맛이 강력하다. 과연 상변의 끝내기를 누가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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