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고 야당이 참패한 데는새누리당의 혁신 노력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파동이 중요한 분수령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사건 이후 불거진 집권 여당의 무능함에 대한 질타를 '혁신'이라는 키워드로 잠재운 반면 새정치연합은 지도부의 밀어붙이기식 공천과 당내 반발로 인한 '공천파동 후유증'이 지속되면서 유권자들의 민심을 얻는 데 실패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우선 새누리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비박계인 김무성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당의 체질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아울러 김 대표가 선거 과정에서 혁신이라는 정치구호를 내세워 과거의 새누리당이 아닌 새로운 새누리당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유권자에게 적절하게 전달한 점도 압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전략공천으로 '내홍'을 겪은 것과 달리 공천 과정에서 아무런 잡음도 내지 않은 점 또한 집권 여당에 대한 여론의 기대치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수장이 교체되고 김 대표가 유세 과정에서 당을 혁신하겠다고 외치면서 새누리당에 등을 돌린 유권자들의 발걸음을 다시 돌려세우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침체된 경제를 살리겠다는 현 정부와 새누리당 지도부의 의지가 표심을 흡수하는 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3선 의원은 "지금 국민들은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이를 위해서는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우리 당이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집권 여당에 힘을 보태줘야 한다고 호소한 점도 선거 압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의 경우 전략공천 파동과 이에 따른 내홍 등이 겹치면서 유권자들의 표를 얻는 데 실패했다. 통상 재보궐선거의 투표율이 낮아 야당인 새정치연합에는 불리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여론이 분열될 당시 불거진 당내 공천파동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했다.
황인상 P&C 정책연구소 대표는 "세월호 참사라는, 어떻게 보면 야당에 굉장히 유리한 정국을 공천잡음 때문에 주도하지 못한 점이 패인"이라면서 "특히 지도부가 옛 민주당의 트레이트마크인 민주성과 참신함을 잃고 당내 비판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무능한 모습을 보인 점이 선거 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