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KAIST '수업료 공짜' 신화 깨졌다

성적불량 학생 장학금 없애 4억7,000만원 거둬

전 학부생 장학금 지급으로 수업료 부담이 없었던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공짜 신화’가 개교 37년 만에 깨졌다. 대학 측이 ‘성적불량’ 학생들을 선별, 장학금 혜택을 없애고 사상 처음으로 4억7,000만원에 달하는 수업료를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20일 KAIST에 따르면 ‘나태한 학생에게는 지원도 없다’는 서남표 총장의 개혁방침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수업료 유료화 기준(4.3 만점에 2.7 미만)에 걸린 2학년 학생 약 200명이 지난 2월10일 봄학기 개강 전까지 최소 6만원에서 최대 600만원의 수업료를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 총장은 이미 지난해 입학한 2007학번(당시 1학년생) 학생들에게 “학점이 나쁘면 수업료 일부 혹은 전액을 거두겠다”고 사전 경고한 상태로 이들 인원은 2007학번 총정원의 35%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ST의 한 관계자는 “4억7,000만원의 새로운 수입은 KAIST 한해 예산의 0.1%밖에 안되지만 공부를 못하는 학생에게까지 국민 세금으로 나오는 장학금을 지급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이 처음으로 적용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납부된 수업료는 학생 건강관리 등 학부생들에게 전액 재투자된다”고 강조했다. 국립 특수대학인 KAIST는 1971년 개교 이래 ‘이공계국가장학금(입학생 상위 80%)’과 ‘교비장학금(나머지 20%)’ 등 수업료 전액이 면제되는 풍부한 장학금을 학부생 전원에게 지급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혜택은 2006년 서 총장 취임 후 흔들리기 시작했다. 1학년 봄ㆍ가을 두 학기 학점 평균이 2.7 미만인 학생들의 장학금 지급을 제한하는 규정이 지난해 신설됐기 때문이다. 다만 학부생들이 받을 충격을 감안, 학점 수준에 따라 납부할 수업료 액수를 차등화했다. 예컨대 이번 봄학기 수업료 납부자 200명 중 5%(10명)가 한 학기 수업료 전체인 600만원(총 6,000만원)을 납부했다. 이들은 모두 학점이 2.0(C°)도 안되는 ‘최악’의 성적불량자들이었다. 반면 2.7에 애석하게 0.01포인트가 모자라 장학금을 못 받는 2.69의 학생들은 최소액 수준인 6만원을 냈다. 뿐만 아니라 성적불량 기준선이 이번 학기부터는 3.0으로 상향조정돼 학생들을 더욱 압박할 예정이다. 이번 봄학기 학점이 3.0 밑이면 가을학기에도 또다시 장학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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