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신흥국 자본시장 전문가 인터뷰] <중> 수지 메일리나 인도네시아 증권협회장

"잠재력 큰 印尼 금융산업 주목해볼만"

온라인 거래시장 싹 틔우며 성장 초기단계로 접어들어

금융규제 완화 추진도 호재… 투자땐 연 10% 넘는 고수익

주식보다 채권이 유망할 듯


"투자자들이 흔히 인도네시아 하면 천연자원이나 인프라 투자를 떠올리지만 사실 주목해야 할 부문은 금융산업입니다. 저금리·저성장에 직면한 한국의 투자자들이 성장 초기 단계인 인도네시아 금융기업에 투자하면 연 10%가 넘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수지 메일리나(사진) 인도네시아 증권협회(APEI) 회장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인도네시아 금융산업에 투자해볼 것을 주문했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인도와 더불어 국내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은 신흥 아시아 국가 중 하나다. 투자자들은 현지 정권교체 후 인프라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경제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투자에 나섰다. 실제로 국내에 설정된 인도네시아 공모 펀드들은 모두 연초 이후 13~16%대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국내 일반 주식형 펀드의 성과(-3.16%)를 크게 웃돌고 있다.


메일리나 회장은 "현재 인도네시아 국민의 20%인 5,000만명만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금융산업이 뒤처져 있지만 온라인 거래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상당한 만큼 인도네시아 금융산업 발전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최근까지 인프라 설비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 금융사의 주식을 구매하거나 채권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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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 발전에서 특히 기대를 걸고 있는 부문은 온라인이다. 현지에서 온라인 거래가 정착되는 데 국내 증권사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KDB대우증권·대신증권·키움증권 등 증권사들이 현지 시장에 온라인매매시스템(HTS) 등을 소개하고 관련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 메일리나 회장은 "세계 산업의 트렌드가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듯이 인도네시아에서도 온라인 거래에 기반한 금융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메일리나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내년 아세안경제공동체(AEC)에 가입하는 것을 목표로 금융 규제를 통일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금융사 가운데 해외 지사를 두고 있는 회사가 없지만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해외 진출을 활발히 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섬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가 연결되기 위해서는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인데 비용 조달에 금융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일리나 회장은 "1만3,000여개의 섬이 연결되려면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이므로 인프라 산업이 발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인프라 자체에만 주목하지 말고 인프라 구축에는 자본 시장 및 금융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메일리나 회장은 앞으로 인도네시아의 주식 시장보다는 채권 시장이 유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선을 앞두고 연초 이후 증시가 20% 넘게 급등했지만 주가 변동성이 5년 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만큼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역시 감소할 것으로 본다. 메일리나 회장은 "대선이 있던 지난 2009년에는 연초 이후 주가가 40%가량 상승한 반면 올해에는 최근까지 20.2% 올라 증시 변동성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여전히 주식 시장의 매력도가 높기는 하지만 주식투자로 과거만큼 수익을 얻기는 힘들어 보이는 만큼 주식보다는 채권 투자가 더 유망할 것"이라고 봤다. 인도네시아 회사채의 기대수익률은 AAA등급 투자시 10%, BBB에 투자할 때는 12.75% 수준이다. 그는 이어 "뮤추얼 펀드나 이제 막 시장에서 선을 보이는 파생상품, 기업공개(IPO) 종목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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