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유럽투어 뜨고 PGA 지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위상이 낮아지는 대신 유럽프로골프투어가 세계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침체와 유럽출신 선수들의 급부상이 맞물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계골프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최근“내년에도 PGA투어보다는 유럽프로골프투어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보다 앞서 퀘일할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영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PGA투어를 포기하고 유럽에 남겠다고 밝혔다. 올해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의 우승자 마르틴 카이머(독일)와 US오픈 챔피언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 등도 유럽투어 잔류 의사를 밝혔다. 유럽 선수들이 공개적으로 PGA 투어 진출을 외면하는 이유는 실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유럽선수들은 지난 6일자 세계골프랭킹 10위 안에 1위 웨스트우드를 포함해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카이머, 맥도웰은 물론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루이 웨스트호이젠(남아프리카공화국)도 유럽에서 뛰는 선수다. ‘마스터스 챔피언’ 필 미켈슨이 올해 4대 메이저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유일한 미국선수다.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 단장을 맡았던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세계랭킹 포인트를 쌓으려면 PGA 투어가 주최하는 대회에 나가야 했지만 이제는 유럽선수들이 상위 랭킹을 점령했기 때문에 굳이 미국 대회에 나갈 필요가 없어졌다”고 풀이했다. 유럽골프투어가 적극적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면서 위상이 높아진 점도 이유 중 하나다. 유럽투어는 2010 시즌 49개 정규대회 중 11개 대회를 중동, 중국,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등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개최하면서 영향력을 넓혔다. PGA투어의 상징인 타이거 우즈의 독주체제가 무너진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타이거 우즈가 올 시즌 1승도 거두지 못 하며 부진하자 PGA투어 주요 대회 시청률이 바닥을 쳤다. PGA 투어는 최근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우즈의 인기가 흔들리면서 팬들을 끌어들일 새로운 카드가 절실해진 것. PGA 커미셔너인 팀 핀첨이 “더스틴 존슨, 리키 파울러 같은 20대 선수들이 올해 인기를 끌었다”며 “지난 17년간 PGA 투어를 이끌어 오면서 이런 젊은 선수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은 PGA 투어가 느끼는 위기감과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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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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