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벌어들인 순이익 가운데 절반은 삼성전자(005930) 몫이었다. 전체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오히려 줄어 국내 기업실적에서 삼성전자 착시효과가 심해졌다.
1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협의회가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연결 기준 실적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27.80% 늘어난 30조4,748억원이었다. 연결재무제표 분석이 가능한 유가증권시장 494개사의 순이익은 같은 기간 4.37% 줄어든 61조7,407억원을 기록해 삼성전자의 순이익 비중이 49.36%에 달했다. 상장사 순이익 중 삼성전자의 비중은 지난 2011년 19.65%에서 2012년 36.93%로 커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절반까지 올라왔다.
삼성전자의 독주가 이어지면서 국내 상장사 실적에서 삼성전자의 착시효과도 한층 심해졌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총영업이익은 100조9,902억원으로 전년보다 4.85% 늘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64조2,052억원으로 오히려 4.5%가 줄었다. 지난해 유가증권 상장사의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4% 늘어난 1,812조8,829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13.72% 증가한 228조6,927억원을 기록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최근 3년 동안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보인 반면 중국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주력업종으로 꼽히는 철강과 화학 업종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삼성전자의 이익 비중이 높아졌다"며 "특히 지난해의 경우 대형 건설사들이 저가수주 물량의 미래 손실분을 미리 반영하면서 삼성전자의 순이익 비중이 전체의 절반 수준까지 뛰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