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리콴유 사후 첫선거·PAP 득표율·젊은층 성향

싱가포르 총선 관전 포인트

싱가포르에서 11일 실시되는 조기 총선에서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끌며 지난 반세기 동안 권력을 잡아온 인민행동당(PAP)이 이번에도 승리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상승과 외국인 노동자 증가 등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지난 1965년 독립 이후 최대의 여야 간 접전이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9일(현지시간) 이번 싱가포르 총선에서도 PAP의 승리가 점쳐지나 야권의 약진으로 PAP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선거는 건국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리콴유 전 총리가 3월 타계한 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로 리 전 총리가 창당한 PAP는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한 뒤 한번도 정권을 놓치지 않았다. 싱가포르 국민들은 자국이 선진국으로 성장하는 데 그와 PAP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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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 큰 관심사는 PAP의 득표율이다. 지난 50년래 가장 열띤 접전 분위기 속에서 야당의 선전을 점치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 이번 총선에서는 제1야당인 노동당이 28개 의석에 대해 후보를 낸 것을 포함해 개혁당·싱가포르민주당 등 야권 후보들이 전 선거구에서 입후보했다. 고물가, 외국인 노동자 증가에 따른 생활·교육·의료·구직환경 악화 등으로 PAP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는 추세다. PAP의 득표율은 2001년 총선에서 75%에 달했으나 2006년에는 67%로 하락했으며 2011년에는 다시 사상 최저인 60%로 추락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젊은 층의 투표성향도 주목을 받고 있다. 독립 이후 태어나 가난을 경험하지 않은 유권자가 사상 처음으로 전체 유권자의 절반을 넘으면서 이들이 리 전 총리와 PAP를 지지했던 이전 세대처럼 여당에 지지표를 던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정부의 가부장적 사회통제, 제한된 표현의 자유 등에 염증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의 테마섹 폴리테크닉 대학생인 가브리엘 나바로는 "우리가 모두 알에서 깨고 나와 정부가 국민을 이런 식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싱가포르는 당초 오는 2017년 1월 총선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PAP는 리 전 총리 타계 이후 조성된 애도 분위기, 독립 50주년에 따른 애국주의 물결 등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해 조기 총선을 결정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의원 4~6명을 뽑는 집단선거구 16개, 의원 1명을 선출하는 소선거구 13개 등 모두 29개 선거구에서 의원 89명을 뽑으며 1일부터 9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이 진행됐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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