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법원의 파산선고를 받고 사라진 텔슨전자가 종업원들의 힘으로 새로운 회사인 텔슨TNT로 부활하고 있다. 특히 과거의 단순 이동통신 단말기 제조업체에서 탈피해 최첨단 3차원(3D) 디스플레이 및 단말기 제조업체로 변신 중이다. 경영악화로 부도를 낸 뒤 파산선고까지 받은 후 50여명의 종업원들은 그 동안 밀린 월급과 퇴직금에 대한 포기각서를 낸 데 이어 적금까지 깨서 30억5,000만원(엔젤 투자 포함)의 사업밑천을 만들었다. 지금도 첨단으로 평가 받는 공장 설비와 우수한 인력을 포기한다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당시 공장장이던 장병권 텔슨TNT 사장은 이 자금으로 법원으로부터 설비를 사들였고 공장의 토지와 건물은 매각 때까지를 기한으로 임대 받아 사업을 재개했다. “주문을 받을 수만 있다면 언제 어디건 달려갔어요. 처음엔 믿지 못하던 바이어들도 품질에 만족하면서 과거 텔슨전자 보다 낫다고 평가해주더군요” 재기에 나선 그 해 텔슨TNT는 3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때 4,000억원을 웃돌던 매출을 내던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지만 종업원들은 ‘한번 해보자’ 하는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3배 가까운 12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120억원, 연말까지 25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의 지향점은 이동통신 단말기 제조 3대 업체라는 과거의 명성 회복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이제 시장이 열리기 시작한 최첨단 3D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로의 위상 확보가 목표다. 3D 영상은 오디오로 치면 모노에서 스테레오로 바뀌는 것과 같은 것으로 눈으로 보는 것과 똑 같은 입체영상을 구현한다. 여기에는 텔슨TNT의 지분 51%를 인수한 네트워크장비업체 KDC정보통신과의 교감이 크게 작용했다. KDC정보통신은 3D를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선정,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마스터이미지를 인수했으며 이를 제품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있는 제조업체가 필요했다. 텔슨TNT는 오는 10월 첫 자가브랜드 모델인 UMPC(Ultra Mobile PC) 출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3D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또 3D 디스플레이 패널은 삼성전자ㆍLG전자 등과 공급 협상 중이며 극장용 3D 시스템은 이미 CJ CGV에 공급중이다. “내년 매출 목표가 500억원인데 3D 쪽은 계획에 넣지 않았습니다. 내년에 UMPC에서만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장 사장은 “지금도 코스닥 상장 요건은 갖췄지만 새 주력사업이 될 3D 분야에서 자가 브랜드가 성공하는 내년에 재상장 할 계획”이라며 “3D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선도기업으로 우뚝 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공장은 제대로 돌아갔는데 갑자기 부도에 파산이라는 게 참 억울했습니다. 생활비도 없는 판에 생돈을 투자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서동열 텔슨TNT 영업본부이사는 “힘들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며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 일할 수 있게 된 게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