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등 지도부를 선출할 오는 7월 한나라당 전당대회 참여를 선언한 정두언(사진) 의원이 16일 "제가 친이명박계 핵심인 것은 맞지만 친위세력은 절대 아니다"라며 이명박 대통령 측근이라는 꼬리표 떼기에 나섰다. 정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친이계 핵심으로서 이 대통령과 사전 협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제가 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일축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그의 전대 출마선언에 이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게 아니냐는 친박근혜계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한 것이라는 정치권 관측이 나왔다. 그가 전날 출마의 변으로 굳이 "이명박 정치에서 나와 정두언 정치를 하겠다"고 밝힌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그는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알다시피 저는 지금까지 줄곧 현 정부에 대해 할말을 해온 사람이고 그래서 한동안 험난한 세월을 보내기도 했다"며 과거 여권 주류 측에 대항한 점을 강조했다. 호남 출신인 그는 2008년 총선을 앞두고 이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공천 반납을 요구하고 이 의원의 청와대 인사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권력 사유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에는 학원 야간교습과 외국어 고등학교 개혁문제를 놓고 교육과학기술부와 대립한 일 등을 가리킨 것이다. 주류답지 않음을 들추면서 당내 비주류 의원들을 설득하는 모양새다. 특히 친박계를 향해 손길을 뻗치고 있다. 그는 전날 출마선언을 하면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승리 직후부터 나는 박근혜 전 대표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친이계 후보들이 난립하는 가운데 중도 및 일부 친박계 의원들의 표를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그러나 친박계는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다. 대구 지역의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대통령의 발언이 자신을 포함해 대타가 될 친박을 겨누고 있다고 볼 텐데 그런 시점에서 정 의원이 출마를 발표했다"면서 "청와대와 정 의원이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심전심의 흐름은 있지 않았겠나"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