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아車 이번엔 부품반출비리

화성공장 임직원들 ‘수출용’ 대거 빼돌려<BR>노조간부들 ‘취업장사’ 이어 또 연루 충격

올 초 취업비리로 홍역을 겪은 기아자동차가 이번에는 임직원들의 조직적인 회사 부품 반출 및 판매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일부 노조간부들도 이번 사건에 개입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8일 경찰과 기아차 등에 따르면 기아차 화성공장의 직원들이 회사창고에서 주요 부품을 대거 무단반출, 인근 카센터와 인터넷쇼핑몰 등에 조직적으로 팔아넘긴 정황이 포착됐다. 화성경찰서는 지난달부터 기아차 직원들과 브로커 등을 대거 소환조사, 회사 부품의 반출 및 판매경로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화성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이날 “지난달 기아차 화성공장 인근의 카센터 창고에서 국내에서 유통이 불가능한 유럽과 북미 수출용 부품을 대거 압수했다”며 부품입수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1톤 트럭 한대 분량의 부품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몇몇 개인의 부정이 아니라 수십명 이상이 개입된 조직적인 비리라고 보고 수사를 마무리한 뒤 다음주쯤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기아차 화성공장의 경우 그동안 직원들이 회사 부품을 몰래 빼돌리거나 자신의 차량에 고가의 부품을 무단으로 장착해왔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한편 지난번 취업비리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번 부품 밀반출 사건에서도 노조간부들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노조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새롭게 출범한 18대 집행부 노조간부 가운데 5명 남짓이 이 사건과 관련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말 성명을 내고 대책위원회를 구성, 자체적인 진상조사와 함께 경찰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연이은 비리와 얼룩진 사건으로 고개를 들 수 없다”고 사과한 뒤 “그러나 이번 사건을 노동계 탄압의 수단으로 이용할 경우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기아차 노조 홈페이지에는 적극적인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ID가 ‘조합원3’인 네티즌은 “회사 물건 훔쳐다가 팔아먹는 놈…이런 놈들이 있는 한 회사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며 “회사는 정말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ID가 ‘저승사자’인 네티즌은 “왜 (노조) 집행부는 진상을 숨기려 하는가. 의혹과 루머가 난무하게 만들지 말고 사실을 분명히 밝히고 떳떳한 집행부가 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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