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부자몸조심

제6보(81~100)


‘87트리오’의 정밀검토회를 참관한 여류 기사 이지현3단은 구리의 흑85를 보고 말했다. “구리가 마치 말 잘 듣는 어린이 같아.” 옆에 있던 서봉수가 그 말을 받았다. “고분고분할 수밖에. 무공의 차이가 나니까.” “이세돌의 무공이 구리보다 고수라는 말인가요?” “물론이지.” “얼굴 생김새로만 본다면 세돌이는 무예라곤 전혀 못할 것 같은데….” 흑85는 절대수. 참고도1의 흑1로 버티고 싶지만 백2 이하 8까지 되고 나면 수상전이 도무지 되지 않는다. 백94는 확실하게 셔터를 내리겠다는 수순. 참고도2의 흑1로 받으면 백2로 둘 예정이다. 흑3으로 끊겨도 백4, 6이면 연결이 보장되는 것이다. 흑95는 어차피 진 바둑이므로 변화를 구해 본 것. 이세돌이 100으로 따낸 수순을 윤준상이 지적했다. “세돌이형도 추위를 타나?” 그 수로 곱게 가에 연결했으면 백이 많이 이기는데 왜 100으로 따냈느냐는 얘기였다. “그걸로 조금은 남길래…. 부자몸조심이라는 거 몰라?” 이세돌은 겸연쩍은 얼굴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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