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통신장비社 UT스타컴 '기술사냥 요주의 1호'

국내 CDMA기술 인수이어 개발인력 빼내기 의혹도

첨단 정보기술(IT)의 해외유출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점점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계 통신장비 업체 UT스타컴이 요주의 1호의 ‘기술사냥꾼’으로 떠올랐다. UT스타컴은 국내 이동통신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단기간에 흡수해 세계적인 종합 통신업체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UT스타컴은 지난 3월 현대시스콤의 CDMA 관련기술과 인력 일체를 120억여원에 넘겨받은 데 이어 휴대폰 업체인 기가텔레콤의 CDMA 부문 인수를 잠정 결정하고 국내 CDMA 개발인력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T스타컴은 현대시스콤으로부터 확보한 CDMA 원천기술과 기가텔레콤의 단말기 개발기술, 풍부한 자금력을 발판으로 중국, 미국 등 세계 CDMA 시장의 강자로 부상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미국 단말기 유통업체인 오디오박스를 인수해 미주 시장 진출의 기반도 마련해놨다. 거대시장인 중국에서 이미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는 UT스타컴의 이 같은 전략은 세계시장 상위권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 국내 업체들에게도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기가텔레콤이 100여명 규모의 CDMA 개발 부문을 UT스타컴에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도 최근 개발인력을 추가 채용한 것으로 확인돼 뒷말이 무성하다. UT스타컴이 인수합병(M&A)를 전제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국내 중견ㆍ중소 단말기 업체에 접촉한 뒤 이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기가텔레콤을 앞세운 개발인력 빼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휴대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견ㆍ중소 단말기 업체가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는 동안 핵심인력들이 UT스타컴과 같은 외국업체로 대거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가텔레콤 관계자는 “한 글로벌 업체에 CDMA 휴대폰을 공급하기 위해 최근 개발인력을 추가로 확충했다”며 “그 글로벌 업체가 UT스타컴인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 사정이 어렵다보니 UT스타컴이 인력 빼내기를 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올 수 있을 만한 상황”이라고 인정한 뒤 “UT스타컴이 ‘기술유출’ 시도의 장본인으로 떠오르면서 우리로서도 크게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UT스타컴의 계획이 어필텔레콤을 인수해 한국내 R&D기지로 삼은 모토롤러의 모델과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세계2위인 모토롤러와 후발주자인 UT스타컴은 차원이 다르다”며 “중국 업체들에 세계 휴대폰 시장을 잠식당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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